100bp 금리인상은 약보다 독?…"연준, 9·11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

by이정훈 기자
2022.09.17 16:42:44

삼성증권 "9월 FOMC 100bp 인상땐 향후 완화 기대 자극"
"9월 100bp 대신 75bp 인상…11월 75bp, 12월 50bp 인상"
"美경제 아직 연착륙 궤적…고용·서비스 호조, 물가에 부담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해 여전히 광범위한 물가 상승압력을 확인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융여건을 긴축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9월과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단번에 75bp 금리 인상)`을 밟을 것으로 전망됐다.



허진욱 삼성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7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8월 CPI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뒤 선물시장에서는 9월 FOMC 회의에서 최대 100bp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25%까지 높아졌지만, 연준은 75b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8월 근원 CPI 상승률이 7월보다 높아지긴 했지만 지난 4~6월 중 기록했던 전월대비 0.6~0.7%를 넘어서지 않고 있다”면서 “또 7월 이후 주요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하락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FOMC 회의에서 한꺼번에 100bp라는 큰 폭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시장 참가자들이 ‘이젠 금리 인상폭이 낮아질 것’이라며 자칫 향후 기준금리 인상 완화 기대를 높이게 됨으로써 의도치 않은 금융여건 완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리스크도 고려할 것으로 봤다.

다만 9월에 75bp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연내 남은 11월과 12월 두 차례 추가 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폭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7월 FOMC 직후부터 약 6주 간 연준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강조하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잠재성장률(1.8%)을 하회하는 추세적인 성장률 둔화(수요 둔화), △과도한 노동 수요 축소를 통한 노동시장 리밸런싱과 임금 상승압력 완화, △기대인플레이션 불안 차단 등 3가지 요건을 제시했다”며 “최근 고용지표를 보면 미국 경제가 아직은 연착륙 궤적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특히 서비스업 경기가 좋아 향후 서비스 물가의 상승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광범위한 물가 상승압력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 미국 8월 CPI는 결국 의도하는 인플레이션 안정과 서비스 물가 둔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잠재성장률을 추세적으로 하회하는 충분한 수준으로 경기를 둔화시켜야 한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고 봤다.

허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전반적인 금융여건의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해야만 이를 달성할 수 있는 만큼 9월 75bp 인상 이후에도 11월에 75bp, 12월에 50bp씩 각각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8월 CPI를 통해 여전히 광범위한 물가 상승압력을 확인한 연준 입장에서는 금융여건의 긴축수준을 유지해 의도하는 서비스 경기 및 서비스 물가 둔화를 유발해야 한다”며 9월 FOMC 이후에도 연준 정책 피봇에 대한 시장 기대를 재차 자극하지 않고 금융여건 긴축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선 이 같은 긴축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