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총선 승리' 모임 만든다…이준석發 `혁신위` 맞대응하나

by김보겸 기자
2022.06.06 11:18:17

李 혁신위 띄우자마자…金 "새미래와 함께하자"
2년 뒤 총선이슈 선점해 차기 당권 노리려는 포석
초선의원 접점 늘리는 安·'윤핵관' 공부모임 검토도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전임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오는 22일 ‘여당 1호 의원모임’을 출범시킨다. 21대 국회 전반기 때 김 의원이 꾸린 의원 모임이 존재하지만, 야당에서 여당으로 위상이 달라져 의원 모임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는 취지가 반영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징계안에 대해 변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 한 켠에서는 다가오는 총선 승리를 목표로 이번 모임을 결성했다고 보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미 혁신위원회를 띄운 상태에서 이에 맞대응하는 성격도 있다.

여기에 초선의원들과 접점을 늘리며 당권 도전 의사를 간접적으로 보인 안철수 의원, 당내 세력화 추진을 위해 ‘공부모임’을 추진하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등이 있다. 이들 사이에서 김 의원이 자신의 존재감을 보이려는 시도인 셈이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국민의힘 국회의원 대화모임인 ‘혁신 24, 새로운 미래(약칭 새미래)’와 함께 해 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6일 확인됐다. 21대 국회 초반 김 의원이 구성해 의원 29명이 참여한 의원 공부모임 ‘금시쪼문(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문제를 해결한다)’이 있었지만, 코로나19가 겹친 데다가, 김 의원이 원내대표를 지내며 1년 쉰 사이 상황이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야당이던 국민의힘은 여당이 됐으며, 그 사이 의원모임 인적 구성도 바뀌었다. 주미 대사에 지명되면서 의원직에서 물러난 조태용 전 의원과 부동산 투기 혐의로 의원직 사퇴한 윤희숙 전 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입각하며 비례대표 의원직에서 물러난 이영 전 의원이 ‘금시쪼문’에서 빠지게 됐다. 김 의원 측은 ”새미래는 야당으로서의 대안보다는 여당으로서의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주자는 차원에서 결성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모임은 △부동산·일자리 등 민생 경제 △기후·에너지 △인구변화 △한반도 △정치혁신을 5대 핵심 어젠다로 다룰 예정이다. 매달 둘째 주와 넷째 주 수요일에 정기적으로 5대 현안과 관련한 명망가나 전문가를 초청해 조찬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2일 첫 연사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초청됐다.

목표로는 2024년 총선 승리를 제시하고 있다. 김 의원 측은 ”혁신 24라는 명칭은 24시간 24절기 매 순간 혁신 의지를 가지고 2024년 총선 승리를 다짐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년 뒤 있을 총선 이슈를 선점하려 당 조직과 공천 개혁을 위한 혁신위원회를 출범한 이 대표에 이어 김 의원도 ‘총선 승리’를 기치로 한 의원모임을 출범하면서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예측 가능한 공천 시스템’을 구축해 2024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며 최재형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를 띄웠다. 하지만 차기 당대표 권한인 총선 공천 문제에 있어 ‘월권’ 지적도 나온다.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년만에 국회에 재입성한 안철수 의원도 당내 입지 다지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 초선 의원들과 줄줄이 점심 약속을 잡는 등 스킨십 강화에 나서면서다. 상임위원회가 배정되는 대로 정책포럼 출범을 검토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안 의원은 지난 5일 캠프 해단식에서 앞으로 당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어떤 직책을 갖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다“면서도 ”의원회관이나 보좌진 구성이 하나도 돼 있지 않아 빠른 시간 내 정비해 말씀드리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당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윤핵관’ 대표를 만들어 당 장악력을 높일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제원 의원과 권성동 의원을 비롯한 윤핵관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부모임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오가는 것 역시 친윤계의 당 장악력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