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역대 최다 참여…키워드 '헬스케어·모빌리티·로봇·AI' [CES 2022]
by신중섭 기자
2022.01.06 09:04:16
CES2022 2년 만에 오프라인 개최…159개국 2200여개 기업 참여
韓 502개로 역대 최다 규모…전년 390개대비 28.7% 증가
헬스케어 부문 가장 많아…현대중공업 첫 참여 눈길
[이데일리 신중섭 김정유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제품·정보기기(IT) 전시 박람회 CES2022가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전년에는 참여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홈코노미(홈+이코노미, 재택경제활동)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로봇 등 위드코로나 속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성장 돌파구 마련이 특징이다.
|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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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2022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8일(현지시간)까지 사흘간 열린다. 전 세계 159개 국가의 22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미국이 1300여개로 참여 기업이 가장 많다. 뒤를 이어 △우리나라 502개 △프랑스 247개 △중국 159개 △대만 137개 순이다.
전년에 1200여개 기업이 참여했던 중국은 미국과 중국의 분쟁 등의 영향으로 참여 기업을 대폭 줄였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 영향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메타(구 페이스북) 등 주요 미국 기업들이 대면 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역대 최다 규모인 502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전년 390개사 보다 28.7% 늘어났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이 210곳, 스타트업이 292곳으로 집계됐다.
CES2022 키워드는 △헬스케어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 △로봇·인공지능(AI)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실제 우리나라 참가 기업의 절반 가량인 44.4%가 이들 4개 부문에 몰려있다. 헬스케어 부문이 97개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전기차·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부문(46개) △라이프스타일 부문(42개) △로봇·AI부문(38개) 순이다. 대기업은 삼성을 비롯해 △현대자동차그룹 △SK △LG △현대중공업 △두산 등이 참여한다.
대기업들은 로봇과 모빌리티, 친환경 등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신사업 제품과 기술들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CES에 참가한 현대중공업 그룹은 자율운항 기술을 중심으로 한 해양모빌리티 분야의 미래상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으며 연구를 진행한 스타트업도 참여했는데 삼성전자의 사내 사외 벤처 육성프로그램인 C랩인사이드와 C랩 아웃사이드로 육성한 스타트업 9개가 참여해 관심을 받았다. 이밖에도 서울시도 CES에 참여해 25개 혁신기업과 함께 서울관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가 CES에 참여한 것은 이번에 세 번째다.
우리나라 기업 중 포문을 연 곳은 바로 1위 기업 삼성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CES의 포문을 여는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한 부회장은 기술을 지향해야 할 가치를 ‘지속가능 미래’로 규정하고 고도화된 연결성과 맞춤화 경험 기반의 기술혁신, 기후변화에 대응해 공존할 수 있는 사회 만들기에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그는 “초연결성, 맞춤형 경험 등이 사용자들의 가족, 친구들과 더 밀접히 연결해주고 삶을 조화롭게 만들어 줄 것”이라며 “일상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설계와 신기술로 소비자들의 환경발자국(제품생애주기상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줄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부회장이 이날 기조연설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친환경’이다. 그는 “매년 삼성이 5억개 이상의 기기를 판매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작은 변화로도 상상을 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앞으로는 지금보다 30배 이상 더 많은 재활용 소재로 TV를 만들고, 3년 내 재활용 소재 사용을 모바일·가전 전반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QLED 제품에 처음 적용했던 친환경 솔라셀 리모컨(무선주파수로 충전하는 방식)은 올해 TV 신제품과 생활가전 제품군에 확대 적용된다. 약 2억개 이상의 배터리를 줄일 수 있다. 그는 “나도 엔지니어 출신이어서 TV 리모컨 같은 기술 개선을 좋아한다”며 “제품 생산·유통 과정에 이어 마지막으로는 폐기물 문제가 있는데 이전세대 스마트폰을 수거해 사물인터넷(IoT) 기기로 전환하는 시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연결의 영역도 한층 확대한다고 밝혔다. 일종의 홈어시스턴트 역할을 하는 ‘삼성홈허브’는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여러 가전 제품들과 서비스를 활용해 맞춤형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 가전 브랜드가 서로 달라도 연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GE, 하이얼, 일렉트로룩스, 아르첼릭, 트레인 등 글로벌 가전업체들과의 연대인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도 발족한다. 하나의 홈 IoT 플랫폼으로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골자다.
한 부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20대 직원들로 구성된 삼성전자 ‘퓨처 제너레이션 랩’ 직원들을 등장시켜 눈길을 모았다. ‘맞춤화 경험’을 강조하기 위해 MZ세대 직원들이 직접 개인화된 기기 경험을 설명하는 자리를 꾸몄다. ‘나만의 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는 ‘더 프리스타일’, 차세대 게임용 디스플레이 ‘오디세이 아크’, 삼성 스마트TV와 모니터에서 게이밍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이밍 허브’ 등이다.
특히 ‘더 프리스타일’은 일종의 포터블 스크린으로 언제 어디서나 개인에 특화된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 ‘오디세이 아크’도 커브드 모니터와 맞춤형 앵글로 게이머의 몰입도를 대폭 높여준다. 비스포크처럼 자신의 색, 디자인을 개인 맞춤형으로 구축할 수 있는 ‘유메이크’(Youmake) 프로젝트도 이달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한 부회장은 “이날 본 미래의 모습은 매우 흥미롭고 희망이 가득찬 모습이다. 이 미래를 우리가 기술로 구축해야 한다”며 “밝은 미래에는 사회적 책임도 중요한데 삼성은 지금까지 사회공헌 프로젝트에 약 2100만명이 참여했다. 삼성은 변화를 일으키는 혁신을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