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조기 사임할듯…CNBC "이번주 발표"

by김형욱 기자
2017.11.06 08:26:12

윌리엄 더들리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큰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예정보다 빠른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미 방송 CNBC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의 임기는 2019년 1월이지만 이보다 빠른 내년 중 은퇴를 준비 중이며 이 때문에 뉴욕 연은이 후임 물색에 나섰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더들리 총재는 이르면 이번주 중 2018년 봄 은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더들리의 사임 시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옐런 의장의 후임으로 지명한 제롬 파월 연준 이사의 의장 취임 시기인 내년 2월 이후가 되리라 전망했다.

더들리는 미 은행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2009년 1월 10년 임기로 총재로 선임되며 금융위기 극복의 키를 쥐어 왔다. 그는 현재까지도 연준 정책 결정의 키를 쥔 인물로 신중하고 비둘기파적 결정을 이끌어 왔다. 최근 사임이 결정된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전임 벤 버냉키와도 협력적인 동반자로 지냈다.



아직 사실 관계가 확인된 건 아니다. 뉴욕 연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답변을 거부했다. 후임 선임을 주도하게 될 뉴욕 연은 이사회 멤버 사라 호로비츠 프리랜서 유니온 설립자 역시 이메일 문의에 답하지 않은 상황이다.

더들리 총재가 은퇴한다면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색채가 더 강해질 전망이다. 일곱 명으로 구성된 연준 이사회는 이미 세 명이 공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입맛에 맞는 인물을 선임하며 재편할 여지가 커졌다. 옐런 총재가 임기 만료 전 떠난다면 공석은 넷이 된다. 미 대통령이 연준 총재의 연임 대신 새 총재를 선임한 건 수십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지역별 12개 연은의 총재는 연준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하다지만 어디까지나 지역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만큼 더들리 총재가 사임하더라도 뉴욕 연은은 그 색채를 유지할 수 있다. 더들리 총재는 연준이 금융위기 후 경기부양을 위해 매입 후 보유해 온 3조5000억달러(약 3900조원)의 채권을 관리·감독해 왔다. 연준은 그리고 금융위기에서 충분히 벗어났다는 판단에 지난달부터 이 채권 매각을 통해 시중의 돈을 흡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