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철 기자
2005.04.26 09:23:42
[edaily 이진철기자] 최근 잇따라 불거진 재건축 비리에 대해 경찰이 전면 수사에 착수했다.
이기묵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서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사이에 조직적인 비리가 있었고, 잠실 시영 재건축 조합에서도 비리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재건축 비리 수사를 서울 전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시공사와 공무원 유착·뇌물 거래 ▲담합행위 ▲조합비리 ▲재건축 과정에서 조직폭력 개입 등에 대해 5월말까지 집중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현재 서울에는 30여곳에서 재개발사업이 진행중이며, 재건축사업은 그보다 훨씬 많은 곳에서 진행되고 있어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할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재건축 비리수사 방침은 이 분야의 비리 사슬을 끊지 못하면 참여정부의 핵심 정책중 하나인 ´집값 안정대책´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경찰은 최근 재건축·재개발 관련 비리에 대해 수사를 펼쳐 서울 성산동 대림아파트의 경우 아파트를 시공하면서 건설사와 재건축조합 간부, 구청 공무원 사이에 검은 돈거래가 있었고, 그로 인해 가구당 분양가가 수천만원씩 높혀진 사실이 밝혀졌다. 또 잠실 시영 재건축조합 비리의혹도 철거업체와 조합간부가 짜고 금품을 주고 받았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부분 재건축 비리는 시공권을 따내려는 건설사들의 과다 경쟁과 조합장 등 소수 인원에게 막강한 권한이 부여되는 재건축 조합의 구조적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건설업체 입장에선 재건축을 성사시키면 막대한 수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재건축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관련 지자체 공무원들 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등 범죄 행위도 서슴지 않아 인허가 관련 공무원들의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
결국 이같은 비정상적 구조로 인해 재건축사업장은 온갖 루머와 비리가 난무하는 복마전으로 변질되고 그에 따라 조합원은 물론 일반분양자의 부담만 가중돼 왔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