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R&D 예타 패스트트랙 도입, 조사기간 2.5개월 줄인다

by강민구 기자
2022.09.18 12:00:00

주영창 혁신본부장 국가 R&D 예타 제도 개선방안 브리핑
신속조사 7개월→4.5개월로..1분기 신청으로 예산 반영
예타대상 500억→1000억 상향..시행중 계획 변경 허용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가 연구개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에 신속조사 방식(패스트트랙)이 도입된다. 총 사업비 3000억원, 5년 이하 정책 관련 사업이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 의결로 시급성을 인정받으면 예타 기간이 현재 7개월에서 4.5개월로 줄어든다. 이러면 1분기에 예타를 신청해 신청한 연도에 다음 연도 정부예산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주영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가연구개발사업 예타 제도 개선방안’ 브리핑에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예타 개선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개선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예타 제도를 유연성, 적시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고친다. 예타 접수부터 사업시행까지 평균 16개월이 걸리고, 사업이 통과하더라도 운영과정에서 기술·환경 변화가 발생한다는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이르면 올해 4분기에 접수하는 사업부터 적용된다.

주영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선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정통부는 기획재정부로부터 국가연구개발사업 예타를 위탁(2018년)받아 여러 번의 제도개선을 통해 연구개발사업의 특성에 맞는 예타를 추진해왔다.

이번 예타 제도 개선 추진에 따라 예타대상사업 기준은 현행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총사업비 1조원 이상이면서 사업기간이 6년 이상인 대형사업이라면 현행(1개월)보다 많은 두 달 동안 사전검토를 받도록 검증절차가 강화된다.



변하는 과학기술 환경을 반영하기 위해 사업운영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중간평가를 통해 사업 계획을 변경할 수도 있게 된다. 여러 단계로 구성된 연구개발사업은 후속단계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더라도 초기 단계 계획이 합리적이라면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주 본부장은 “달착륙선 개발사업처럼 도전적이지만 여러 요인으로 불확실한 사업들이 예타 제도 개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단계별 중간평가를 통해 사업 중간에 계획을 고치고, 20%(현행) 보다 많은 예산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부처에서 신뢰성 있는 자체 타당성평가 결과를 제출했다면, 기존 7개월에서 4.5개월로 조사기간을 줄인 ‘신속조사 방식’의 적용도 받을 수 있다. 가령 1분기에 예타 신청을 했다면 정부안을 제출하는 9월 안에 예산을 신청해 다음 연도예산에 반영할 수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사이언스’ 등에서 동료평가를 통해 논문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것처럼, 예타에도 동료평가 방식을 도입한다. 주 본부장은 “학회, 협회, 기업 등 관련 업무 종사자로 기술소위를 운영하고, 동료 평가를 통해 자문위원들의 의사결정 시 참고 자료로 할 계획”이라면서 “과학기술계의 전문적 의견을 반영해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번 예타 제도 개선 방안은 관련 규정 개정을 거쳐 올해 4분기에 접수되는 사업부터 적용된다. 주 본부장은 “제도개선을 통해 국가전략기술, 탄소중립 등 임무중심형 사업이 급변하는 환경에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제때 사업이 추진되도록 하겠다”며 “예타 제도개선 방안이 성공적으로 현장에 안착하도록 규정개정 등 후속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