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 방점 찍은 박범계 첫 檢 인사…중간간부 인사도 '尹 압박' 이을까

by남궁민관 기자
2021.02.11 10:00:00

이르면 설 연휴 직후 檢 중간간부 인사 앞둬
앞선 고위간부 인사선 소폭이지만 철저히 尹 견제
중간간부 인사는 ''안정'' 방점 찍고 최소화 중론
다만 일부 서울중앙지검 ''친이성윤 체제'' 구축 분석도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첫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관계설정을 협력이 아닌 견제로 방향을 잡은 가운데, 향후 이어질 중간간부 인사 향방에 이목이 집중된다. 일단 검찰 내부에서는 공석을 채우는 정도의 소폭 인사를 예상하는 분위기지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유임과 관련 그와 마찰을 빚었던 일부 차·부장검사들이 교체될 수 있다는 일부 분석도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사진=연합뉴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은 설 연휴 이후 이르면 이달 중하순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급) 중간간부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박 장관은 앞선 대검검사급(검사장급)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른바 ‘친(親) 정권’ 인사들을 주요 요직에 두며 윤 총장에 각을 세웠던만큼, 이번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이같은 기조를 이어나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실제로 지난 7일 대검검사급 인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대표적인 친 정권 인사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됐고,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역시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둘 모두 윤 총장이 박 장관에게 교체 또는 경질을 요청했던 이들로, 인사 직후 박 장관의 ‘윤 총장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검찰 내 주요 요직으로 꼽히는 법무부 검찰국장 자리 역시 박 장관과 남강고 선후배 사이인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이 옮겨 앉았다. 지난해 말 윤 총장 징계 국면 당시 전국 일선 검사장들이 낸 징계 반대 성명에서 이성윤 지검장,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함께 이에 참여하지 않은 인물이다.

사실상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구성해 놓은 윤 총장 고립 구도를 그대로 이어받은 셈이다.



조만간 이뤄질 고검검사급 인사에서 박 장관이 이같은 견제 움직임을 이어나갈지 관심이 커진다. 일단 대검검사급 인사가 “검찰 조직의 안정”, “새롭게 시행되는 제도의 안착과 업무의 연속성”의 이유로 검사장 4명 전보의 최소한으로 이뤄진만큼, 고검검사급 인사 역시 소폭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성윤 지검장이 최근 일부 중간간부들과 마찰을 빚어온 터, 이번 고검검사급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내 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채널A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이목이 집중된 모양새다. 이와 함께 현재 공석인 서울중앙지검 1차장 자리에 이성윤 지검장의 측근이 자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일단 검찰 내부 분위기는 공석인 1차장 자리를 채우고, 1년 이상 된 차·부장 검사들 위주로 필요한 인사만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서울중앙지검 내 민감한 수사를 맡고 있는 일부 중간간부를 찍어 인사를 낼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한 변호사 역시 “채널A 사건 수사팀이 언급이 많이 되는 모양인데, 만약 실제로 이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다면 지나친 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고위간부 인사에서 견제에 방점은 찍었다고는 하지만 불가피한 논란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보인만큼, 중간간부 인사 역시 안정을 취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