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새벽배송]폭동에 美 다시 '록다운'…증시는 희망만 보고 올랐다

by이슬기 기자
2020.06.02 08:05:38

뉴욕증시, 경제재개 기대감만 믿고 상승마감
美 전역 폭동에 주요 마트 등 다시 반쯤 락다운
中, 美 농산물 일부 구매 중단…1단계 협상 물거품?
사우디 "감산 더 하자"…OPEC 회의 앞당기자 제안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시장의 낙관 편향적인 모습이 점점 강화되는 모습이다.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시위로 인해 미국 경제가 반쯤 다시 록다운에 들어갔어도,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깰 조짐을 보여도 꿋꿋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지표가 조금이라도 양호하게 나오면 경제 재개 기대감이 다시 한껏 부푸는 양상이다.

한편 석유시장에서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정책 논의 회동이 닷새 앞당겨졌다. 감산을 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마음이 다급해 보인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임상 시험에 돌입했다. 다음은 오늘 개장 전 주목할 만한 주요 뉴스들이다.

1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91.91포인트(0.36%) 상승한 25475.02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42포인트(0.38%) 오른 3055.7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62.18포인트(0.66%) 상승한 9552.05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미국 시위 사태가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상황에서도 증시는 꿋꿋이 오른 것이다. 이날 미국 시장에선 전반적인 업종이 모두 다 올랐다. 언택트주 뿐만 아니라 금융주 및 여행, 항공주들도 올랐고, 버진·테슬라 등 우주 관련 테마주들도 상승기류를 탔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개 기대감이 유입된 것이 주 원인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짚었다. 다만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 심리가 아직 양호하지만 과열된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AFPBNews)
중국 당국이 자국 공기업들에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 등 일부 농산물 구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 확대는 양국이 1단계 무역합의의 핵심 사안이다. 만약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 중단이 사실일 경우 양국의 1단계 무역 합의는 파기 수순으로 접어드는 것이다. 지난 1월 이뤄진 1단계 무역합의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만 365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사들여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 1분기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액은 34억 달러에 그쳐 예년보다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미·중 양국의 갈등은 코로나19 이후 줄곧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에 대한 중국 책임론부터 시작해 홍콩갈등까지 이슈가 이어지며 시장의 기반을 조금씩 흔들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개 기대감이 높았던 미국에 다시 반쯤 록다운 상황에 접어들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뒤 미국 전역에 약탈과 방화, 폭력 시위가 번지고 있는데, 주요 리테일 체인들도 문을 걸어잠그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5월 중순부터 영업을 재개하고 있던 일부 점포를 다시 폐쇄했고, 아디다스는 전미의 점포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월마트 역시 수백개 점포를 폐쇄한 가운데, 대형마트 타깃(Target)은 200개 이상의 매장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한편 약탈 피해를 본 미네소타주나 일리노이주 등 6개 점포를 장기간 폐쇄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각 주지사에 “강력한 조처를 취하지 못하면 얼간이처럼 비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런 발언들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어 문제다. 트럼프는 성난 시위대에 기름을 끼얹고 있는데, 시위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 재개 기대감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1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41.5에서 43.1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9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던 전월 대비 반등한 것이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44.0에는 못 미쳤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데, 여전히 지표는 위축 국면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은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경제 재개 기대감만 믿고 있는데,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은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는 9~10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를 4일로 앞당기자고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연말까지 하루 970만 배럴 감산을 유지하자는 입장인데, 러시아는 한두 달만 연장하면 된다는 입장 차이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날 외환보유고가 또 한 번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감산이 절실한 입장이다.

한편 전날(1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1%(0.05달러) 내린 35.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임상 시험에 돌입했다.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1단계 항체 치료제 임상 시험에 돌입, 이달 말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1단계 임상에서는 코로나19에 걸렸다 회복된 환자들의 항체를 사용해 바이러스의 재생산을 막는 것을 입증할 계획이다. 이후 2단계 임상시험에서는 약의 효율성을 입증할 전망이다.

간밤 안전자산은 일제히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52% 내린 97.828에 마감됐다. 국제금값도 조금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08%(1.40달러) 내린 1750.30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