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주택임대사업자 1500명 월세수입 신고누락 현미경 세무검증

by이진철 기자
2018.09.16 12:00:00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 자료 활용 대상자 선정
아파트 60채 보유자 임대수입 탈루 소득세 추징 철퇴
고가 강남주택·외국인 월세 임대자 검증대상 대거 포함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한승희 국세청장(오론쪽부터), 최종구 금융위원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주택임대 사업자인 A씨는 전국 각지에 아파트 60채를 친인척 등 타인의 명의로 보유·임대하면서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월세 등 임대수입 신고를 하지 않았다. 또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자 일부 아파트를 매도하면서 가짜 건물수리비 등을 계상해 양도소득세도 탈루했다. A씨는 국세청의 세무검증에서 신고누락한 수입액 7억원이 적발돼 소득세를 추징당했다.

무역회사 대표 B씨는 수출대금을 개인계좌로 수취하거나 가공인건비 계상 등을 통해 유출한 법인자금으로 서울 강남 소재 고급아파트를 다수 취득·임대했다. B씨는 고액의 월세를 친인척 명의 차명계좌로 받고 주택 임대수입 6억원의 신고를 고의적으로 누락했다. B씨는 신고누락한 6억원대의 주택임대소득이 세무검증에서 적발돼 소득세 추징의 철퇴를 맞았다.

국세청이 주택임대소득 탈루혐의가 높은 고가·다주택 임대업자에 대해 칼을 뽑아들었다. 정부가 고가·다주택자를 서울·수도권 집값 과열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에서 보유세와 대출 압박에 나선 데 이은 후속 조치다.

국세청은 추정 임대수입금액을 신고하지 않았거나, 신고한 임대수입 금액과의 차이가 고액으로서 탈루혐의가 높은 주택임대사업자 1500명을 정밀 세무검증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국세청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체 구축한 주택임대소득자료를 활용해 고가·다주택 임대업자 등에 대해 소득세 탈루 여부를 검증해 왔다. 기존 검증 활용 자료는 전·월세 확정일자 자료, 월세세액공제 자료 등이다.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
국세청이 이번에 실시하는 2017년 귀속 주택임대소득 탈루혐의 검증은 국토교통부의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 자료를 활용해 탈루혐의를 분석함으로써 종전보다 더욱 정밀하게 검증 대상자를 선정했다. 국세청은 “내년부터 시행될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 전면과세를 앞두고 과세인프라를 추가할 필요성이 매우 큰 시점”이라며 “국토부에서 올해 9월부터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을 가동함에 따라 자료를 제공받아 주택임대소득 탈루 여부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토부, 행정안전부, 국세청 등이 보유한 임대차 계약정보, 주택소유정보, 가격정보 등을 연계해 임대주택 현황, 임대사업자의 임대소득 등을 실시간 파악이 가능하도록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번 세무검증 대상에는 2주택 이상자로서 자료로 확인한 연간 월세 수입금액이 고액임에도 신고하지 않는 등 탈루혐의가 큰 임대인이 대거 포함됐다. 고가 주택 1채 이상을 임대해 연간 추정 수입금액이 고액임에도 신고하지 않거나 외국인 상대 임대인 중 연간 추정 수입금액이 고액임에도 신고하지 않은 다주택자도 탈루혐의 금액에 대해 세무검증을 받는다.

국세청은 검증과정에서 여러 해에 걸쳐 탈루혐의가 큰 것으로 드러나면 세무조사로 엄정 추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 자료를 주기적으로 제공받아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 신고관리에 활용할 것”이라며 “추가로 전세권·임차권 등기자료를 수집하는 등 과세인프라를 확충해 주택임대소득이 탈루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 60채의 아파트를 친인척 등 타인 명의로 보유하고 임대하면서 월세 등 임대수입을 무신고. 국세청 제공
법인자금을 유출해 서울 강남 고급아파트를 다수 취득·임대하면서 월세 등 임대수입 신고누락. 국세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