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읽어주는 남자]차가운 주택시장..첫 서울 분양에 쏠린 눈

by김성훈 기자
2016.01.09 08:55:00

내집 마련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아파트 읽어주는 남자'

△ 지난 8일 개관한 서울역 한라비발디 센트럴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주택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라]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추위가 매섭습니다. 그런데 주택시장에서 느껴지는 추위는 이보다 더 차갑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힙니다. 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 강화와 미국 금리 인상이 그것인데요. 내달부터 대출 기준이 깐깐해지고 원금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 여기에 미국이 9년 6개월 만에 금리를 올리면서 주택시장의 냉각속도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 중입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지금부터입니다. 지난해 마지막 주와 새해 첫주, 물량 공급이 거의 없던 분양 시장이 기지개를 시작했습니다 잠잠했던 서울에서도 드디어 첫 분양이 시작됐습니다. 한라의 ‘서울역 한라비발디 센트럴’ 아파트가 그 첫 주자입니다.

△ 서울역 한라비발디 센트럴 위치도 [자료=한라]
서울 중구 만리동 2가 10번지 일대를 재개발하는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최고 14층짜리 아파트 4개동에 총 199가구(전용면적 71~95㎡)로 구성됩니다. 이 가운데 조합원 몫을 뺀 109가구를 일반 분양합니다. 주택형(전용면적)별로는 △71㎡ 4가구 △84A㎡ 71가구 △84B㎡ 34가구로 이뤄졌습니다. 반경 2㎞안에 마포자이 2차(558가구)·공덕자이(1164가구)·마포래미안 푸르지오(3885가구)·아현역 푸르지오(940가구)등이 입주해 있습니다.

분양가는 전용 84㎡형이 5억 9400만~6억 5520만원(3.3㎡당 1747만~1927만원)에 형성돼 있습니다. 한라가 밝힌 이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880만원입니다.

분양가 2000만원을 밑도는 분양가. 3.3㎡당 4000만원을 훌쩍 넘긴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을 떠올리면 싸게 느껴지지만 주변 지역의 아파트값과 비교하는 게 더 정확해 보입니다. 지난 2012년 인근에 입주한 LIG서울역리가(118가구) 아파트의 가격을 한번 보겠습니다.

KB국민은행에서 LIG서울역리가의 과거시세를 찾아보니 2012년 12월에 6억 6000만원을 기록한 이후 완만한 오르내림을 3년여간 이어왔습니다. 지금 이곳의 시세(전용 84㎡기준)는 6억~6억 5500만원으로 서울역 한라비발디 센트럴과 비슷한 가격대를 보이고 있습니다.



△ LIG서울역리가 아파트 입주 후 가격 추이 [자료=KB국민은행]
GS건설이 2014년 11월 바로 옆에 분양한 ‘서울역센트럴자이’(1341가구) 전용 84㎡형 분양가는 6억 5000만~6억9000만원. 서울역센트럴자이와 비교하면 서울역 한라비발디 센트럴이 4000만~5000만원 저렴합니다. 당시 이 아파트는 총 39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935명이 지원해 평균 2.3대 1로 7개 주택형이 마감됐습니다.

1년여의 차이를 두고 분양가가 5000만원 가까이 싸졌다는 점. 매력적으로 보이는 요소입니다. 그러나 찬찬히 한번 들여다볼 필요는 있습니다. 서울역센트럴자이가 앞선 두단지보다 가격이 높았던 이유는 ‘대단지 프리미엄’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는 편의 시설과 주변 환경이 입주민의 요구에 맞게 개발되기 수월하기 때문이죠.

경기도 광명에서 온 김모씨(여·58)는 “소규모 단지는 차후 웃돈이 붙는 게 대단지보다 약하다”며 “최근 집단대출 금리도 시원치 않은 상황에서 입주 전까지 웃돈이 붙지 않는다면 청약에 되더라도 잔금을 치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으로 이 일대가 한층 발전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역 고가는 오는 4월까지 긴급 보수공사를 마친 뒤 2017년 상반기부터 보행녹지공원으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서울역 고가도로 폐쇄 첫날 현장을 찾아 “서울의 중심인데도 낙후된 중림·만리·회현·서계·공덕동 일대에 종합 개발계획을 내놓겠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서울 중구에서 온 조모씨(40)는 “서울시장이 개발하겠다 말을 꺼냈다는 건 의미가 있다”며 “청약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역 한라비발디 센트럴은 관전 포인트가 많은 아파트입니다. 하루 40만명의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서울역이 걸어서 7분 거리라는 점. 소규모 단지로 조성돼 이른바 ‘가격 방어’가 여의치 않지만, 이 일대 개발계획이 예정돼 있다는 점 등은 긍정적인 소식입니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서울 지역에 분양하는 첫 주자인 것도 관심이 가는 요소입니다.

2016년 서울지역에서 처음으로 분양 출사표를 던진 서울역 한라비발디 센트럴의 결과는 어떻게 날까요. 결과는 오는 14일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