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삼성전자 아킬레스건은 소프트웨어"
by박기용 기자
2011.09.13 16:39:31
"구글-모토로라 인수로 SW 우려 증폭"
"애플 특허소송으로 모방전략도 난관"
[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하드웨어 부문 세계 최강자인 한국의 삼성전자(005930)가 소프트웨어 투자 소홀로 인해 조만간 기로에 설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업체다. 휴대기기 화면에 쓰이는 삼성의 아몰레드(AMOLED,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도 점차 산업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 지점은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첨단 전자제품의 핵심이다.
싱가포르대학교의 창시진 교수는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로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표준이 된 것은 삼성에게 행운이었다"면서 "이 때문에 삼성은 강점을 갖고 있는 하드웨어 영역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 운이 좋을 수만은 없다. 삼성 역시 차세대 제품군을 위한 자체 소프트웨어를 갖춰야 한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1~2년 안에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전문가들 의견은 회의적이다. 지난달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삼성이 향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용찬 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은 단기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쉽게 개발하지 못할 것이며 기존 한국 엔지니어들의 사고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차라리 기존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FT는 "최근 PC사업을 접은 휴렛팩커드(PC)가 소프트웨어에 기술산업의 미래가 달렸다고 경고했다"면서 "삼성의 아킬레스건은 바로 이 소프트웨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삼성 특유의 모방전략 역시 애플로 인해 난관에 봉착했다며 특허소송에 상대적으로 자신있어 했던 삼성의 임원들조차 최근 독일과 네덜란드, 호주 등지에서의 연패에 놀라고 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