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남창균 기자
2007.11.06 09:18:46
[이데일리 남창균기자] "용산 `드림타워` 152층 전망대 서울8경 중 제1경으로 뽑혀" 2017년엔 이런 기사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사업자로 선정된 삼성건설-국민연금 컨소시엄은 사업지에 152층(620m) 높이의 `드림타워`를 짓기로 했다. 물방울 모양을 형상화한 드림타워의 설계는 뉴욕 프리덤타워를 설계한 SOM사 등이 맡는다.
`드림타워`는 2009년 완공되는 버즈두바이(160층, 830m), 2010년 완공예정인 타워오브러시아(125층, 649m)에 이어 3번째 높이가 된다. 그동안 1위 자리를 차지해 온 타이페이 101빌딩(101층, 508m)보다 100m 이상 높다.(관악산 높이 629m와 비슷하다)
`드림타워`의 등장은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한차원 더 높이고, 시공업체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시공사인 삼성건설은 이미 KLCC, 타이페이101, 버즈두바이 등 현존하는 초고층 1,2,3위 건물의 시공에 모두 참여한 바 있어 `초고층=삼성건설`이라는 등식이 가능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드림타워는 그 상징성으로 인해 서울을 관광과 금융허브로 만드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하이 푸동의 진마오타워와 동방명주, 두바이의 버즈알아랍과 버즈두바이가 다국적기업을 끌어들이고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에서 알 수 있다. 타이페이101빌딩의 경우 연간 150만명의 관광객이 찾으면서 전망대 수입만 연간 150억원에 달한다.
타이페이101을 지은 임홍명 대만금융빌딩 사장은 "엠파이어스테이트하면 뉴욕, KLCC하면 콸라룸푸르, 101하면 타이페이가 연상되지 않느냐"며 "건물의 상징성이 갖는 효과가 막대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초고층 건물을 짓는다고 해서 이같은 효과가 자동적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초고층 건물이 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공익적인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쿄의 롯본기힐스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전망이 좋은 최상층에 미술관을 설치하고 전통정원을 만들어 24시간 개방하는 등 공공적인 기여를 했다는 데 있다. 초고층 건물은 건물로서의 기능만이 아니라 도시문화의 코드로 자리잡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3월 30일 오픈한 도쿄의 복합건물 미드타운은 "일본의 가치와 감성을 녹여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독창적인 거리를 만들겠다"는 슬로건 아래 산토리미술관을 유치하고 디자인 전용전시관을 만들었다.
또 `드림타워` 활성화를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국내 기업만으로는 임대수요를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건물의 오피스부문은 잠정적으로 프루덴셜과 삼성그룹이 사용키로 했으나 장기적으로 이들 기업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드림타워`는 땅값과 건축비를 합치면 2조원이 넘게 들어갈 것으로 보여 임대료 부담이 만만치 않다. 바닥면적을 3만3000㎡(1만평)로 잡아도 땅값만 무려 7800억원에 달하고 건축비도 버즈두바이(10억달러)의 예에 비춰볼 때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법적·제도적인 여건도 마련돼야 한다. 현행 건축법으로는 한 건물에 오피스 주택 호텔 상가 등이 함께 들어갈 수 없다. 또 피난대피시설, 방음, 방화기준 등도 초고층 건물에 맞게 정비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