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준하 기자
2025.04.15 06:00:00
이데일리 전문가 설문, 14명 중 12명 ''동결''
8명 ''5월 인하''…7월 포함 3분기 인하 답변도 5명
美 정책·조기 대선 결과·추경 등 지켜보고 결정
과반이 연말 금리 2.25% 전망…연내 2회 추가 인하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오는 1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를 앞두고 대다수 전문가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추가 금리 인하 시기를 5월로 전망하는 전문가가 다수이나, 조기 대선 결과 확인 후 3분기 이후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았다.
14일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대학교 교수 등 거시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4명 중 12명(86%)이 이달 금통위서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이어 다음 금리 인하 시기로는 5월이 8명(57%), 7월을 포함한 3분기 인하는 5명(36%)으로 집계됐다. 1명은 연말까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는 3·6·9·12월을 제외하고 1년에 8번 열린다. 이번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2월에 이어 4월 연달아 금리가 인하할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과 높은 환율 변동성 등을 주된 동결 요인으로 꼽았다. 허준영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동결 이유를 보자면 표면적으로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라면서 “한은 입장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이달 동결의 주된 이유가 될 것”이라고 봤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역시 동결을 전망하면서 “미국이 지금 기준금리 인하를 안 하는 상태인데다 국내 정치적인 상황도 불확실하다”면서 “이제 환율 전쟁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글로벌 금리 인하추세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내적으론 국내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과 가계대출 증가 등을 고려할 때 2월에 이어 연속 인하는 부담스러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3월 서울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금융 안정 우려를 감안할 때 2월에 이어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시차를 둔 인하 재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도 “경기 우려가 높아졌으나 높아진 금융시장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폭 진정 여부 살피려 동결을 결정을 할 것”이라고 봤다.
다음 기준금리 인하 시기로는 5월이 가장 유력했다.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관세 충격과 미·중 무역 갈등 영향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경기여건만 생각하면 4월에도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이 상존한 가운데, 중립금리 하단 수준에서 금리 인하의 여유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5월을 인하 시점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호 관세에 대한 영향을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추가 금리 인하 시점으로 4월보다 5월이 유력하다고 봤다. 또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에는 연준이 6월에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점이 어느 정도 확실해지면서 한은이 추가 인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3분기에나 한은이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았다. 조기 대선이 가장 큰 이유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정부 출범 이후 재정·경제정책 방향을 확인한 다음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8월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6월 초 조기 대선 시점과 추경 편성, 미국의 인플레이션 경계로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재개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은 부담”이라면서 “서울 집값과 가계부채 등을 고려할 때 5월부터 금리 인하를 고려하겠지만 7월에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 14명 중 10명은 올해 말 기준금리를 2.25%로 내다봤다. 현 기준금리인 2.75%를 감안하면 올해 추가 2회의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란 의미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를 낮출 요인들이 많지만 물가나 가계부채 등의 부담 요인을 고려해 한 두 차례 정도의 추가 인하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연말 금리 수준으로 가장 낮은 2%를 제시한 김지만 연구원은 “국내 상황을 놓고 볼 때 중립금리 밑으로 금리를 낮춰야 할 유인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