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노른자'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에 매물 품귀

by하지나 기자
2021.01.22 06:40:00

2009년 추진위 승인 후 상가 소유주 갈등으로 재개발 사업 정체
"70%까지 주민동의율 확보…공공재개발 추진 무리 없어"
매물 자취 감춰…인근 아크로리버하임도 21.2억 거래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10여년간 멈춰섰던 재개발 사업이 공공재개발 사업지 확정을 계기로 다시 추진하게 돼 정말 기쁘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을 나와 중앙대학교 방향으로 걷다보면 곳곳에 걸려 있는 공공재개발 선정 환영 현수막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지 확정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이데일리)
최근 공공재개발 시범구역으로 지정된 흑석 2구역은 지난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 이듬해 추진위 승인이 이뤄진 후 10년이 넘도록 정체 상태다. 상가 소유주들의 반대가 커서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동의율 75%를 채우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이번에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사업 재개 가능성이 커졌다. 공공재개발은 공공이 단독으로 시행하려면 토지등 소유자의 3분의2 및 토지면적 2분의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고, 공공·조합 공동시행시 조합원 과반수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진식 추진위원장은 “그동안 민간재개발을 추진해왔는데 70%까지 동의를 받은 상태라서 공공재개발로 무리없이 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상가 소유주들도 흑석2구역 토지 등 소유자이므로 함께 동참해서 더 좋은 방안을 도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진위 측은 최근 상가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을 추진하는 등 상가 소유주 설득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흑석2구역은 4만5229㎡로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지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으로 재개발이 완료되면 현재 270가구에서 1310가구로 늘어나게 된다. 역세권인데다 한강 조망권까지 갖추고 있어 흑석뉴타운 중에서도 입지가 가장 돋보이는 곳으로 꼽힌다.

흑석2구역 역시 공공재개발 지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물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특히 오는 26일부터 공공재개발 후보지 8곳 모두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투자 역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문의가 굉장히 많아졌다. 다만 문의가 많아지면 매물은 들어가게 된다”면서 “최근 15억3000만원에 나온 매물은 얘기가 나오자마자 보류가 됐고, 19억원에 나왔던 물건이 19억3000만원 정도면 거래를 하겠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흑석2구역 전경. 왼편으로 아크로리버하임 아파트가 보인다. (사진=이데일리)
인근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다. 흑석2구역에 바로 맞닿아 있는 아크로리버하임은 지난해 비강남권 아파트 중 처음으로 20억원을 돌파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곳이다. 지난달 이 아파트 전용 84㎡가 20억6000만원에 실거래가를 신고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최근에는 21억2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아크로리버하임도 이 구역 개발 소식 있으면서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매물이 자취를 감춘 상태”라면서 “이 구역의 영향으로 다른 구역들, 흑석 11구역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