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철근 기자
2017.09.26 06:00:00
서울시, 용산 미군기지 주변 토양·지하수 오염도 조사결과 공개
메인포스트·수송부 등 오염 우려 2개소 내달 추가 조사
시, 환경·국방부에 기지 내부 환경조사 실시 요청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서울시는 용산 미군기지 가운데 메인포스트와 수송부 등 그동안 오염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6개 기지 주변의 토양·지하수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모두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하지만 메인포스트와 수송부 등 일부 오염물질이 초과기준에 근접하게 검출된 2개 기지 주변지역은 내달 추가 정밀 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시는 지난 2001년 녹사평역 지하터널에서 오염이 발견된 후 지금까지 67억원 이상을 투입해 주변 지역에 대한 정화·수질 모니터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오염도 검사를 실시한 곳은 메인포스트·수송부·정보대·니블로베럭·8군 휴양소·캠프모스다.
6개 기지 주변 토양검사를 실시한 결과 메인포스트와 수송부 주변 지역의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각각 0~756㎎/㎏, 0~471㎎/㎏를 기록했다. 이는 모두 기준치 이하 수치다. TPH는 경유나 등유, 윤활유, 벙커유 등에서 주로 발견되는 성분으로, 기준치 이상의 톨루엔이 인체에 오래 노출될 경우 중추신경계 마비, 뇌 기능 장애, 근육마비 등이 유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질(VOCS)이다.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르면 1지역(전·답·공원 등)은 500㎎/㎏, 2지역(임야·대지·하천 등)은 800㎎/㎏, 3지역(도로·공장·주유소 등)은 2000㎎/㎏ 이하로 검출돼야 한다.
메인포스트의 경우 서측(3지역)의 TPH는 756㎎/㎏으로 3지역 기준치보다 낮았다. 전쟁기념관 동문(2지역)도 기준치보다 낮은 691㎎/㎏을 기록했다. 수송부 정문(3지역)의 TPH 수치도 471㎎/㎏를 기록해 기준치를 하회했다.
시는 “조사지점 기준으로는 기준을 초과하지 않았다”면서도 “오염원과 오염도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기존 조사지점뿐만 아니라 조사지점을 보다 확대·세밀화해 추가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수 오염도 조사 결과 크실렌이 기준치 이내 극소량(0.005㎎/ℓ)이 검출되고 벤젠·톨루엔 등 나머지 오염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 지하수 오염도 조사는 분기별 정기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기존 장소들을 제외한 니블로베럭 주변 2개소·캠프모스 주변 등 신규 3개 지역에서 실시했다.
국회 환경위원회 소속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조사 결과 기준치 이내를 기록했지만 오염물질이 검출된 메인포스트와 수송부의 경우 부대 내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미군의 성실한 정화노력과 이를 통한 국민적 신뢰회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시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관련규정에 따라 이전 중인 용산 미군기지에 대해 환경부와 국방부에 기지 내부 환경조사를 조속히 실시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권기욱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조사결과 미군기지 주변의 토지와 지하수 오염도가 허용치 이내로 확인된 점은 다행스럽다”면서도 “기준치에 근접하게 나타난 일부 기지의 경우 내부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앙부처와 미군측은 기지 내부 정밀 환경조사를 조속히 이행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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