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에 테러 공포 확산…이틀간 사망 16명·부상 140여명

by방성훈 기자
2017.08.20 11:14:47

스페인·핀란드·러시아 등 테러 청정 국가들마저 뚫려
유럽 전역서 ''소프트 타깃'' 무차별 테러 공포 확산
IS, 세 국가 모두 "우리가 배후" 자처하고 나서

18일 핀란드 남부 도시 투르크에서 모로코 출신 18세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한 뒤 구조대원들이 범행 현장에 출동해 있는 모습.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 전역에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테러와는 무관해 보였던 스페인과 핀란드, 러시아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공격이 발생, 불과 이틀 만에 16명이 죽고 140명이 넘는 부상자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모든 범행들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오전 11시20분경 러시아 북동부에 위치한 수르구트에서 한 남성이 복면을 쓰고 칼을 휘둘러 7명에게 부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시내 중심가를 뛰어다니면서 행인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으며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부상자들 중 4명은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IS는 사건 발생 5시간 후 선전 매체 아마크통신을 통해 “IS의 ‘전사(무장대원)’가 수르구트에서 흉기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경찰은 이번 사건이 테러 공격인지 단순 범행인지 아직 밝히지 않았다. 다만 범인이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정확한 범행 경위와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러시아 흉기난동 사건이 18일 핀란드에서 일어난 범행과 유사한데다, IS가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테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전날 핀란드 남부도시 투르크에서는 모로코 출신 18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핀란드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캄브릴스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 IS와의 연관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13명의 사망자와 130여명의 부상자를 낸 스페인 테러에도 여러 명의 모로코인이 연루돼 있어서다.

IS는 세 국가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모두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스페인 테러의 경우 당초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소위 ‘외로운 늑대’ 소행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폭탄 공격을 준비했던 정황이 확인된데다 IS의 공식 성명까지 나오면서 조직적·계획적 범행임이 드러났다.

핀란드 사건의 경우 검거된 용의자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IS가 배후에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핀란드 경찰은 용의자가 공격 중에 ‘알라(신)는 위대하다’고 외쳤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적 목적을 가진 범행으로 확인되면 핀란드에서는 첫 테러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사건 모두 테러와 전혀 관계가 없었던 국가들에서 발생한데다, 무방비 상태의 불특정 다수 민간인을 공격해 최대한 많은 인명 피해를 일으키는 ‘소프트타깃 테러’여서 유럽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