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명철 기자
2017.01.06 07:45:01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KB증권은 6일 대한항공(003490)에 대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4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며 부채비율 문제 외 실질 유동성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증자 이후 외면됐던 실적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주가 희석 등을 감안해 3만5000원 12.5%(5000원) 하향 조정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2200만주를 발행해 4500억원을 조달한다는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며 “신주발행 예정가격은 2만450원으로 전날 종가대비 25% 할인된 수준이고 주주배정 증자를 우선 진행한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유상증자와 실적 개선에 힘입어 부채비율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그는 “3분기말 부채비율은 910.1%였지만 연말에는 400%포인트 가량 상승한 1315%에 이르렀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3분기말 외화순차입금은 11조원이었는데 4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9% 상승해 1조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유상증자 직후인 1분기말 부채비율은 1012%로 낮아지고 연내 32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창출해 882%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용도 하락으로 금리가 오르는 문제는 있었지만 ABS 등을 통해 차환 자금 확보는 비교적 원활해 유동성 문제를 겪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올해는 항공기 투자 축소, 호텔 투자 종료 등으로 투자가 줄어 현금흐름이 더욱 건전해질 전망이다.
강 연구원은 “지난해 역대 최대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높은 부채비율에 따른 증자 우려로 주가는 연중 정체 상태를 보였다”며 “이번 증자는 주가에 단기로는 부정적일 수 있지만 이제 실적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