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윤정 기자
2013.12.16 09:14:12
이어령 전 장관 팔순 잔치·출판기념회
화환·조각·축의금·내빈소개·축사 없어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한국 대표 지성’으로 꼽히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1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서소문로 호암아트홀에서 새 책 ‘생명이 자본이다’ 출판기념회와 함께 팔순잔치를 열었다.
이날 호암아트홀에는 행사 시작 30분전부터 축하객 600명이 쇄도해 300석 남짓한 좌석을 꽉 채우고 남았다. 몇몇 축하객은 좌석 뒤편이나 복도에 서서 2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를 관람했다. 이 전 장관은 “오늘 저는 주인공이 아니고 이 잔치는 저와 동행해준 분들을 위한 자리”라며 “저는 잘난 사람이 아니고 즐거워서 일한 것밖에 없는데 저를 한국의 대표 지성이라고 말해주시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총감독 표재순 씨의 지휘 아래 사운드 디자이너로 유명한 김벌래 홍익대 교수가 음향을, 주재연 씨가 기획과 연출을 맡고, 김동건 아나운서가 사회로 나서 마치 하나의 문화행사처럼 꾸며졌다. 행사의 시작은 ‘이어령의 문화 동행’이란 주제로 88올림픽 개회식 기획자, 새천년 준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던 이 전 장관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이었다. 시인 이근배 씨와 배우 손숙 씨가 새 책에 실린 시와 글을 낭독했고, 이영희 씨의 ‘바람의 옷’ 패션쇼와 육완순 무용원의 춤 공연 등이 이어졌다. 행사의 말미에 명창 안숙선과 무용가 국수호,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합동 공연도 펼쳤다.
이 전 장관은 부인과 함께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씨가 만든 한복을 차려입고 축하객과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팔순 잔치라면 빠지지 않는 화환이나 얼음조각뿐 아니라 하객으로부터 축의금도 받지 않아 시작 전부터 일명 ‘3무(無)’ 잔치로 불렸다. 이 전 장관은 “안팎에서 ‘3무’ 잔치라고 하는데 사실 내빈소개와 축사도 없는 ‘5무’ 잔치”라며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은 다 저와 동행한 분들인데 누구만 VIP라고 소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생명이 자본이다’는 50년 동안 고민해온 주제 ‘생명 자본주의’를 일상의 에피소드를 통해 자신만의 언어로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