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통영·나주, 아파트 매물이 사라졌다
by황현규 기자
2021.01.12 07:00:00
전국 지자체 절반이 규제지역
일부 비규제지역으로 매수문의 늘어
매물 소진율 나주>동두천>통영…1·2·3위
"일시적 관심에 불과할 뿐…투자 여건 안 좋아"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경기도 동두천시 지행동 ‘동두천동양엔파트’ 전용84㎡짜리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말 신고가를 기록했다. 1억원대를 횡보하던 이 아파트는 2억3000만원을 기록, 현재 호가는 최고 2억7500만원에 달한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비규제지역인데다가 GTX 개통 호재까지 엮이면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나 저가 아파트인 탓에 매수에 큰 부담을 안갖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잠잠했던 규제 풍선효과가 재현되고 있다. 12·17대책으로 수도권과 지방 주요 도시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있는 곳들 위주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0일간(2020년 12월 29일~2021년 1월 7일) 부동산 매물이 가장 크게 줄어든 3개 지역은 모두 비규제지역이었다. 1위는 전남 나주시, 2위는 경기 동두천시, 3위는 경남 통영시로 확인됐다.
이 중 전남 나주시는 754건이었던 매물이 10일 새 602건으로 줄어들면서 20%의 감소율을 보였다. 동두천시(771건→684건) 매물은 11.3%, 통영시(301건→275건)는 8.7% 각각 감소했다.
매물이 줄어든 것은 매수자들이 매물잡기에 나선 반면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란 게 인근 중개사무소들의 전언이다. 매물이 귀해진다는 뜻이다.
특히 해당 지역에서는 1억~2억원 대 아파트가 여전히 많아 매수자들이 부담없이 구매하는 분위기다. 취득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공시가 1억 미만 아파트도 흔하다. 서부경남KTX 호재까지 맞물리면서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
죽림리 통영죽림푸르지오 전용 84㎡ 아파트도 지난 12월 신고가 2억 8200만원을 기록했다. 현재 호가는 3억원이다. 준공 15년차 아파트인 이 단지에서 3억원 호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공인은 “전국이 불장이라고 할 때 통영은 계속 정체돼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최근 비규제지역이 귀해지면서 관심이 그나마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2·17 대책에서 부산 9곳, 대구 7곳, 광주 5곳, 울산 2곳 및 파주·천안·전주·창원·포항 등 총 36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결과적으로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 중 절반인 111곳을 규제지역으로 편입했다. 그러다보니 투자 가치가 있는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자들이 다시 몰린다는 분석이다. 비규제지역은 대출규제와 취득세·양도세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다만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 호재가 별로 없어 섣불리 투자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관심일 뿐 풍선효과로 번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비규제 지역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해당 지역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앞서 풍선효과를 누렸던 파주·김포·창원보다는 호재 크기가 작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규제 지역이라는 이유로 섣불리 투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이미 부동산시장이 실수요 시장으로 재편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이 지역들로 몰릴 것이라고 예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