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코로나19 시대의 종식을 바라며, 2020년 아듀!
by함정선 기자
2020.12.30 06:00:00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서울대 명예교수] 2020년은 ‘코로나19 시대의 전성기’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역사에서 1997년을 한국인들은 IMF를 떠올리며 ‘외환위기’로 기억하듯, 먼 훗날 2020년을 한국인뿐만 아니라 지구촌 모든 인류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대’로 기억할 것이다. 물론 내년에 백신에 의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상당 정도 잡힌다는 가정하에서 말이다.
올해 초 우리나라에서 1월 20일에 첫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나타났을 때만 하더라도 길어야 3, 4개월 내에 멈출 것으로 보았다. 확진자가 점점 늘어가면서 마스크 파동이 일어났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대한 투자가 폭증하였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방역을 강화시킨 데 반해 경제와 민생을 약화시켰다. 청년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그리고 노인들은 취업 및 일자리 문제로 고통받고, 일하는 사람들조차 고용 불안, 실직 위험으로 고통 받았다. 더구나 비대면 여건사회에서 특수노동자들은 쉬지 못하는 고통에 시달렸고,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영업난에 안절부절못했으며, 기업들은 실적 올리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각 가정은 아동 양육, 어르신 요양 등 돌봄 노동에 지쳐버린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렇게 한 해를 되돌아볼 때, 보건복지 분야에서 가장 많이 다룬 소재는 코로나19에 대한 위기 대응과 관련돼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이라는 말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였다. 그리고 K-방역, 공공의료, 긴급복지, 고용안전망, 사회안전망, 돌봄 서비스, 주거복지, 상병수당, 복지사각지대, 아동학대, 코로나 블루, 확진자 트라우마 등과 관련된 내용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공공병원이나 보건소 등 공공의료시스템이 감염병 치료에 집중 투입되면서 저소득층, 노숙자,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료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이든 팬데믹 상황에서는 생명과 안전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에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듯이,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는 헌법대로 ‘사회보장·사회복지를 증진할 의무’를 가지고 이를 과감히 실천해 옮겨야 한다. 긴급재난에 처해 있는 모든 국민은 재난지원금을 받도록 해야 하고,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방역의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갈수록 일을 하지 못하는 여건을 감안하여 국가로부터 적절하게 보충적 지원을 받게 해야 한다. 공공의료서비스와 돌봄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여건에 처해 있는 사람들과, 일자리를 잃고 생업이 어려운 사람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보루는 사회보장과 사회복지이기 때문이다.
현재 몇몇 선진국에서 새로운 백신이 개발돼 접종되고 있다. 하지만 각 국가마다 집단 면역이 생겨 종전의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제러드 다이아몬드 박사는 저서 ‘총, 균, 쇠’에서 감염병이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의 발전과 관련성이 크고, 가축을 키우면서 홍역, 결핵, 천연두, 인플루엔자, 그리고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등이 번지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인간이 인간에게만이 아닌 자연에 대한 착취 결과로 야생동물들이 서식지를 잃고 인간의 생활공간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인간을 숙주로 삼아 각종 바이러스들이 무한진화해갈 것이며, 결국 인류 존재 자체를 위협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인간의 탐욕이 기후변화를 가져오고, 기후변화와 함께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말살시킨 대가로 감염병이 자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쥐(子)해인 경자년 2020을 보내면서 소(丑)해인 신축년 2021을 어떻게 맞을 것인지 우리 함께 성찰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