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영수 기자
2020.11.09 07:40:24
무역協, 韓 아세안 수출 50.7% 베트남에 편중
고급소비재 등 수출 및 투자 다변화 필요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우리 기업들의 아세안 진출 절반가량이 베트남에 편중돼 있어 제2의 베트남으로 부상하는 말레이시아로의 진출 전략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9일 발표한‘베트남+1, 말레이시아를 주목하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아세안 수출의 50.7%, 해외직접투자의 46.8%는 베트남에 집중됐다. 이와 더불어 최근 미국이 베트남에 대한 환율 조사를 통해 관세부과 등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베트남 외 국가로 수출 및 투자, 공급망을 다변화 하는 ‘베트남 플러스 원’ 전략으로 말레이시아가 주목받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7.8%로 아세안 국가들 중 가장 높고 세계은행이 발표하는 비즈니스 환경 순위에서도 190개국 중 12위에 올랐으며 1인당 국민소득도 1만 달러가 넘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특히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말레이시아의 고급소비재 수입이 연평균 9.1%씩 고성장하면서 작년 말레이시아의 소비재 수입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돌파했다. 지난 8월 무역협회가 말레이시아 수출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가장 유망한 수출 품목을 ‘소비재’(42.1%)로 꼽았다.
이에 보고서는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늘려 중산층 이상의 소비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소비재뿐 아니라 작년 중간재 수입에서도 전기전자·반도체 등 고위기술품목의 수입비중이 37.5%에 달했다. 그러나 이 중 한국 제품의 점유율은 2010년 8.7%에서 2019년 4.7%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보고서는 “중국과 가격경쟁이 심화되는 석유·화학제품, 플라스틱·고무제품 분야에서 고부가합성수지·고흡수성수지 등 기술집약도가 높은 상품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어 “투자 부문에서는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서비스업 투자를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자동차 공유·정수기 렌탈 서비스 등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선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후발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진출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조의윤 무역협회 연구원은 “말레이시아 시장은 시장매력도가 높아 소비재 수출 및 서비스업 투자 형식의 진출이 유리할 것”이라며 “정보통신(ICT), 스마트 시티 등 양국 협업 시너지가 높은 4차 산업부문 투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