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클럽]'13년 한우물' 셀트리온, 바이오의약품 사업 본 궤도

by천승현 기자
2015.11.03 08:30:00

2002년 설립 이후 ''CMO사업→바이오시밀러→신약'' 전략 순향
첫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60여개국 허가..내년 초미국 진입
바이오베터·항체신약 등 개발 활발

셀트리온 본사 전경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셀트리온이 탄생 13년 만에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며 글로벌 무대에서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 의약품 산업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호평이 쏟아진다.

셀트리온(068270)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2년 국내 허가를 받은 램시마는 존슨앤드존슨의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의 첫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다. 레미케이드는 세계에서 약 10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형 제품이다.

램시마는 지난 2013년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으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금까지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는 램시마가 유일하다. 산술적으로 램시마가 레미케이드 시장의 10%만 잠식해도 셀트리온의 지난해 매출 4046억원의 2배가 넘는 1조원 매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램시마는 지난해 캐나다, 일본 등에서 허가 받은데 이어 올해 들어 브라질, 러시아, 호주 등에도 진입하며 62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추가로 22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은 내년 초쯤 허가가 예상된다.

램시마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유럽 시장에서 수량 기준으로 점유율이 12.3%를 차지했다. 노르웨이와 폴란드는 오리지널인 레미케이드보다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국내 시장에서도 올 상반기에만 약 6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레미케이드를 거세게 추격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월 식약처로부터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유방암치료제)의 시판허가를 받으면서 두 개의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을 확보했다. 허쥬마는 해외시장에서도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세번째 바이오시밀러 ‘CT-P10’(비호지킨스림프종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1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종료하고 3상을 준비 중이다. 현재 총 8개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연도별 셀트리온 손익 현황(단위: 억원, %, 자료: 금융감독원)
셀트리온 측은 “2002년 단 두 명의 인력으로 시장했지만 발상의 전환과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을 통해 13년만에 1000여명의 고급인력이 일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설립된 2000년대 초반 세계 항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다국적제약사들이 특허를 바탕으로 독점 지위를 누리고 있었다.



셀트리온은 신약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일반적인 제약사들의 비즈니스 접근법과는 달리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통한 사업기반 구축(CMO사업)→자체제품 개발’이라는 역발상 전략을 추진했다. 다른 회사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면서 초기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설비 운영 노하우, 품질관리 기술 등을 축적했다. 셀트리온은 CMO 사업을 통해 2007년부터 3년 동안 29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수입은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신약 등 자체 개발 개발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셀트리온은 미래 먹거리는 바이오 시밀러에만 그치지 않는다. 바이오 시밀러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4~5년 후를 대비해 현재 다양한 바이오베터 제품을 개발 중이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용법·용량 및 효능 등을 개선한 제품을 말한다.

셀트리온 바이오의약품 공장
셀트리온은 바이오 시밀러, 바이오베터를 넘어 자체 바이오신약 연구와 개발역량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획기적인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개발 중인 종합독감치료제가 막바지 임상시험에 진입할 예정이며, 간염 및 광견병과 같은 각종 감염성질환에 대한 치료제와 백신 등 다양한 신약을 연구하고 있다.

종합독감치료제(CT-P27)의 경우 글로벌 임상1상과 2a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상업화를 위해 2b 임상과 3상을 준비 중이다. 이 제품은 조류독감은 물론 각종 유행성, 계절성 독감에도 효과 있는 제품이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서 24종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 확인한 결과 우수한 효능을 나타낸 연구 결과를 게재하며 해외 학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항체 바이오시밀러, 항체 바이오베터, 항체 신약으로 이어지는 향후 항체의약품 산업의 흐름에 따른 단계별 선점 전략을 통해 다국적제약사 중심이었던 항체 의약품 시장에서 새롭게 도약할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체의약품: 유전자공학 기술을 활용해 만든 항체를 활용해 질병의 원인물질만을 표적으로 치료하는 의약품을 말한다. 질병의 원인물질에만 특이적으로 반응, 효과가 우수하면서도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시밀러: 유전자재조합기술 및 세포배양기술 등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해 개발·판매중인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과 품질, 효능 및 안전성 측면에서 동등성이 입증된 복제약으로 공식명칭은 동등생물의약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