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청소년 국내 수학여행 확대"…한·중·일 '얼음' 깨나

by양승준 기자
2013.09.30 08:59:57

3국 문화장관 ''광주 공동합의문'' 채택
아베 내각 출범 후 첫 3국 문화각료급 회의
중국과 저작권 보호 협력 논의도
"세 나라 정치적 과제 문화로 극복"

유진룡(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일본의 시모무라 하쿠분(왼쪽) 문부과학상, 중국의 차이우 문화부 부장이 지난 27~28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제5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 ‘광주공동합의문’을 체택하고 문화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내놨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광주=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한동안 주춤했던 일본 청소년의 국내 수학여행이 확대된다. 한·중·일 세 나라가 저작권 보호를 위해 공동 협력에도 나선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중국의 차이우 문화부 부장, 일본의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은 세 나라의 문화협력을 위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내놨다. ‘광주 공동합의문’ 채택을 통해서다. 이는 지난 27일과 28일 광주광역시 일대에서 개최된 제5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 나온 성과다. 세 나라는 크게 ▲문화유산 보호와 협력 ▲문화콘텐츠산업의 육성 ▲문화예술 교류 협력 강화 ▲미래 문화세대 육성과 교류지원 등 네 가지 부문에 뜻을 모았다.

27일 열린 양자회담에서는 나라별 다양한 세부 의제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한·일 양자회담에서 나온 주목할 만한 내용은 인적교류 활성화 방안이다. 최근 냉각된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양국의 인적 교류가 주춤하고 있던 게 사실. 두 나라는 이번 회담을 통해 먼저 청소년 교류 확대로 냉각의 물꼬를 트기로 했다. 그 방안 중 하나가 일본 청소년 수학여행단의 방한 확대다. 이와 더불어 양국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2020 도쿄 하계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문화 및 스포츠 분야의 상호 교류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2015년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다양한 문화 협력 사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



한·중 회담에서 나온 눈에 띄는 의제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협력 강화다. 동시에 양국 민간차원의 교류 활성화를 위한 문화교류회의 구성, 한·중 게임분야 교류 활성화 및 중국 예술가 작품의 국내 전시회 개최 협조 등에 대한 합의도 이뤄졌다. 이는 지난 6월 양국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문화분야 교류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 마련 차원에서 준비됐다.

한·중·일 문화 장관은 이번 회담에 각별한 의미를 뒀다.

유진룡 장관은 “한·중·일 세 나라는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데다 지속적인 교류로 이해와 신뢰를 쌓아온 역사적 경험이 있다”며 “이를 토대로 문화를 통해 소통하면서 세 나라 간에 놓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노력하자고 뜻을 모은 게 이번 회담의 의미”라고 평했다. 차이우 부장은 “한·중·일 세 나라는 문화와 경제발전에서 많은 상호보완이 이뤄진다”며 “이번 계기를 통해 세 나라의 교류와 국민의 이해가 증진되고 세 나라 문화 교류에서 하나의 큰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모무라 문부과학상은 “지난해 아베 내각이 출범한 후 한·중·일 각료급 회의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의미를 뒀다. 이어 “세 나라 간 정치적 과제가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공동합의문을 작성해 구체적으로 문화교류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또 이것이 국가 발전에도 이바지한다는 중요성을 공통으로 인식한 게 큰 의의”라고 봤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열린 ‘한중일 예술제’에 참석해 차이우 중국 문화부 부장, 시모무라 하쿠분 일본 문부과학상과 함께 서예전을 관람했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