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원작자들 "봉준호는 지구상 가장 위대한 감독"
by김인구 기자
2013.08.16 09:13:49
제16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기자간담회서 언급
"내 창작물이 다시 해석되는 걸 바라보는 것은 기쁨"
| 봉준호 감독(사진=한대욱 기자 door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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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봉준호 감독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감독이다.” 700만 관객 흥행몰이 중인 영화 ‘설국열차’의 원작만화 작가 장 마르크 로셰트와 뱅자맹 르그랑이 봉준호 감독을 극찬했다.
18일까지 열리는 제16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참석차 내한한 두 사람은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화는 아직 못 봤지만 제작단계와 시나리오를 보면서 어떤 특정 부분이 다른 쪽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완벽한 걸작으로 생각한다. 봉준호 감독의 낙관주의적 성향도 확실히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로셰트와 르그랑은 각각 원작만화의 그림과 글을 담당했다. 르그랑은 특히 자크 로브가 구상한 1권에 이어 2·3권의 글을 썼다. 원작은 대체로 분위기가 어둡고 비극적이다. 영화는 그보다는 낙관적으로 묘사됐다.
르그랑은 “만화의 영화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그동안 만화에서만 가능했던 상상력의 표현이 기술발전으로 영화에서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만든 창작물이 제2의 창작자에 의해 다시 해석되는 걸 바라보는 것은 기쁨”이라고 말했다. 영화와는 다른 원작의 비극적 결말에 대해서는 “‘설국열차’ 1권에서 사람들이 거의 전멸하는 내용을 쓰고 숨진 작가 로브의 기존 스토리에서 3권까지 이어가는 작업이 힘들었다”며 “만화는 아직 좀 덜 다듬어진 상황이고 3권까지는 탈출구를 찾기 어려웠다. 4권과 5권을 쓴다면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로셰트는 영화의 인기에 대해 “영화의 성공과 더불어 만화도 잘 나가고 있다. 시작이 기적이었기 때문에 끝이 나쁠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만화의 추가 발간 계획과 관련해서는 “계속 이어갈지는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또 이번 영화에 엑스트라로 참여한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로셰트는 영화 속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손의 대역을 맡았다. 르그랑은 흰수염을 붙인 채 모래를 뒤집어쓰고 짧게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