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들, `착한 일`에도 머리 맞댄다

by이정훈 기자
2011.06.07 08:56:36

재난구제 위한 해커모임, 올해도 4~5일 열려
HAM 활용, 인물찾기서비스 확대 등 고심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폭스TV와 소니, 심지어 미 연방수사국(FBI) 등에 대한 무차별적 사이버 공격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착한 일을 하기 위한 해커들의 대규모 모임이 열려 관심을 끌고 있다.

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2년 전 실리콘 밸리 지역에서 만들어진 `랜덤 해크스 오브 카인드니스(Random Hacks of Kindness:

▲ RHoK 대회 개최 엠블럼
RHoK)`라는 모임이 지난 4~5일 수백명의 엔지니어들이 모인 가운데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는 물론 캐나다 토론토, 인도 방갈로르 등 전세계 17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RHoK는 매년 두 차례씩 해커톤(hackathon)이라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데, 해커들이 밤새 음식과 간식을 먹어가며 함께 인류에게 유익한 프로그램 등을 직접 만들고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이 운동의 공동 창설자인 제레미 존스톤은 "우리의 임무는 인류를 위해 해킹을 하는 것"이라며 "필요에 맞은 첨단기술 솔루션을 이용해 이 세계가 더 나아지도록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행사는 구글과 휴렛팩커드(HP), 마이크로소프트, 미 항공우주국(NASA), 세계은행(WB) 등이 후원하고 미 국무부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해킹 이벤트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그동안 이 모임에서는 아이티와 칠레 지진 당시 사용된 모바일 문자프로그램 `아임OK(I'mOK)`와 산사태 위험을 표시하는 지도인 `CHASM`, 일본 지진때 친구와 가족을 찾아주는 구글 프로그램인 `퍼슨 파인더(Person Finder)` 등을 개발해왔다.

올해 모임에서도 자연재해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집중 논의됐다.

구글 오픈소스 개발자로 이번 행사에 참석한 크리스 메시나는 "재난으로 인해 인터넷이 다운돼 의사소통을 할만한 다른 수단이 없을 때를 대비해 아마추어무선(HAM) 시스템을 사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며 "이는 첨단기술은 아니지만, 다른 기반시설이 마비됐을 때 유용하며 값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또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보급형 휴대폰으로 인물찾기 기능을 할 수 있는 SMS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새롭게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