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판매 회복세…배터리3사, 캐즘 극복 속도내나
by공지유 기자
2025.06.30 05:15:00
1~5월 EU 전기차 판매 26.1% 성장
업계 '풀가동' 시동…생산량 늘리고 투자↑
"R&D 인재 영입, 미래 기술 확보 총력"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도 회복하는 수요 대응에 나서면서 캐즘 극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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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캐즘으로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역성장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들어 글로벌 전기차 산업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세계에 등록된 전기차 총 대수는 약 580만8000대로 전년 대비 34.6% 상승했다.
특히 유럽 시장 회복세가 눈에 띈다. 29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연합(EU) 내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은 14만2776대로, 전년 동기(11만4231대) 대비 판매량이 25% 증가했다. 1~5월 전기차 누적 판매량도 70만대를 돌파하며 1년 전보다 26.1% 성장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이같은 흐름에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유럽 거점인 헝가리 공장 가동률을 최근 80%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고객사인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온은 폭스바겐 ID.4, ID.7, 아우디 Q4 e-트론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 삼성SDI의 헝가리 법인. (사진=삼성SD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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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도 유럽 수요 증가에 힘입어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제고에 나섰다. 삼성SDI는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섰는데, 이중 3236억원을 헝가리 공장에 투입해 생산 시설을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헝가리 1공장 개조와 2공장 증설을 통해 주력인 각형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라인도 구축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연구개발(R&D) 인재 영입에도 한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독일에서 글로벌 석박사급 R&D 인재 확보를 위한 채용 행사 ‘배터리 테크 컨퍼런스’(BTC)를 개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에서 BTC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EU의 탄소 규제 강화 등으로 최근 들어 전기차 판매량이 다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중국 기업들도 유럽 진출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R&D를 통한 미래 기술 확보와 생산능력 확대로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