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KBS, 국군의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사실화…반론권 보장해야"

by이유림 기자
2022.09.04 13:15:02

KBS ''시사멘터리 추적'', 민간인 학살 방영
보훈처 "편파적 방송…참전유공자 명예 실추"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국가보훈처는 KBS가 최근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을 다룬 방송과 관련해 “편파적인 방송을 했다”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단체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훈처는 이날 입장문에서 “공영방송인 KBS가 지난달 7일 ‘시사멘터리 추적’(얼굴들, 학살과 기억)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국군의 월남 민간인 학살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는 편파적인 방송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월남전 참전유공자들의 거센 반발과 함께 대규모 항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월남전 참전유공자의 지원과 명예 선양을 관장하는 주무부처로서 심각한 유명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훈처는 반론권이 보장된 ‘추가 방송’을 요구했다.

보훈처는 “관련 내용은 현재 소송 중에 있어 최소한 소송 당사자 간의 균형 잡힌 반론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그런데도 공영방송인 KBS는 일부 베트남인의 주장에 방송시간 대부분을 할애하고 월남전 참전 유공자 측의 반론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훈처는 전체 월남전 참전유공자의 명예가 크게 실추되는 상황이 초래된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남전 참전유공자 측의 충분한 반론권을 보장하는 ‘추가 방송’ 편성을 촉구한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향후 관련 당사자 또는 단체 등의 반론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균형 있는 취재와 방송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보훈처는 앞으로도 월남전 참전유공자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국방부 및 월남전참전자회 등과 필요한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박민식 보훈처장은 부친이 베트남전에 참전한 ‘보훈가족’ 일원이기도 하다. 박 처장의 부친 고(故) 박순유 중령은 미국 첩보부대에서 교육받은 뒤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1972년 6월 전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