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올해 사상 최대 '조 단위' R&D 투자.."내실도 높인다"

by이재운 기자
2017.04.02 11:00:00

1조원 투입, 전년 대비 28%↑..화학업계 최초
박진수 부회장 "성과 연결 강화, 세계 톱5 도약"
혁신전지·수처리·바이오 강화하고 인력도 확대
中배터리공장 가동률 목표 상향 "큰 영향 없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지난달 31일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대전=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LG화학(051910)이 올해 연구개발(R&D)에 국내 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로 ‘조 단위’ 투자를 단행한다. 내부 소통 강화를 통해 혁신을 도모하고, 미래 신사업 발굴에도 박차를 가한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대전 유성구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R&D 전략을 발표했다. 박 부회장은 “사업성과와 연결되는 연구개발은 물론 미래 준비를 위한 핵심·원천 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2025년 50조원 매출 규모의 글로벌 톱5 화학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올해 R&D 투자에 지난해보다 28% 늘어난 1조원을 투입한다. 매출액 대비 4% 수준으로, 비중만 놓고 보면 글로벌 대형 화학회사인 바스프나 다우케미칼, 미쓰이화학보다 높다. 또 1979년 중앙연구소 조직 설립 당시 규모 35억원과 비교하면 290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배터리 부문에 30%로 가장 많은 자원을 투입한다. 향후에는 투자규모를 연간 10%씩 지속 확대해 2020년에는 1조4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5300여명인 R&D 인력도 2020년에는 6300명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대전 기술연구원을 기존 6개동에서 1개동을 늘린 데 이어 올 하반기부터는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시설에 R&D 인력 입주를 시작한다. 2500여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대전과 마곡의 역할 분담에 대해 “마곡에는 LG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높은 부서를 배치하고, 대전 기술연구원은 오창공장과 가까운 점을 고려해 생산현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서로 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R&D뿐 아니라 실제 사업화에 내실을 기하는 ‘R&D 생산성’도 높인다. R&D를 통한 사업화 신제품 매출액을 지난해 7조1000억원에서 올해 8조5000억원, 2020년에는 16조3000억원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LG화학 R&D 투자, 인원, 신제품매출 추이(단위: 원, 명, 자료: LG화학)
이를 위해 지난해 전사 R&D 인력이 모여 서로의 아이디어와 연구 성과를 공유했던 ‘테크페어 2016’ 행사를 확대 실시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계획이다. 리튬이온 방식을 뛰어 넘을 새로운 2차 전지 기술을 연구하는 ‘혁신전지’ 분야와 해수담수화 등 수처리 분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용 전자소재 등 기존 사업의 강화부터 팜한농, LG생명과학 인수·합병에 따른 의약·바이오 분야 경쟁력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40여년간 LG화학에 몸 담아온 박 부회장은 “화학 분야에서 우리가 세계 11위 규모 회사”라며 “과거와 달리 인수합병(M&A) 대상도 우리가 먼저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것이 LG화학의 미래와 인류의 미래를 더 풍요롭게 바꿀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난징의 배터리공장 가동 현황과 관련해서는 “가동률 목표를 기존 50%에서 현재 70% 수준으로 높였고, 조만간 100% 가동할 것”이라며 “현재 외부적인 요인이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전 세계에 걸쳐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LG화학 중장기 R&D 방향(자료: LG화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