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류의성 기자
2008.12.09 09:18:05
IT제품 수요 위축..성장 제한적
삼성 "기술력, 브랜드, 재고관리, 유통망 확대로 대응"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삼성전자(005930)는 내년도 반도체와 휴대폰, 평판TV 등 IT시장 전망에 대해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8일 오전 9시(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전 세계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 테크포럼 2008`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전반적으로 내년에는 IT제품 수요가 위축되면서 PC와 휴대폰 등 제품들의 성장은 제한적이거나 역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시장에 대비한 회사 측 전략도 공개했다.
주우식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다각적이고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로 고객 니즈에 대응할 것"이라며 "강한 브랜드와 고객 기반으로 시장을 앞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지역 및 영역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조와 판매를 균형있게 맞추고, 글로벌 SCM(공급망관리)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시장 환경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 세계 경기 둔화에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년 반도체시장, 수요 둔화 지속
삼성전자는 올 4분기 D램 시장은 경기 침체 영향으로 PC수요가 예상보다 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낸드의 경우 초과공급과 더불어 모바일과 컨슈머 시장에서 계절적 효과가 약화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내년 D램시장 전망에 대해선 수요 불확실과 제한적인 공급 성장율을 점쳤다.
PC출하성장은 한자릿수로 둔화되고, 데스크톱보다는 넷북PC가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감산 움직임이 더욱 늘어나고, 수요 둔화로 시장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 시장도 경기 침체에 따라 핸드셋과 MP3P, 디지털카메라 등 컨슈머제품의 수요가 둔화되면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기술 및 원가 경쟁력을 살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응할 방침임을 밝혔다.
우선 56나노 D램과 42나노 낸드플래시 비중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또 모바일과 멀티칩패키지 등 컨슈머 D램, SSD와 모비낸드 같은 프리미엄제품군을 강화할 방침이다.
가격 하락으로 내년에는 노트PC에서 SSD 채택이 8%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삼성전자는 고집적 SSD 판매를 늘리고 차세대 콘트롤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LCD, 내년 하반기 회복세
4분기 LCD부문도 글로벌 경기 둔화로 패널 수요와 판매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패널가격도 지난 3분기와 비교할 경우 더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내년 시장 전망도 어둡다.
삼성전자는 2009년 LCD시장은 올해보다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증가율은 낮은 CAPEX(설비투자) 및 Fab(팹) 가용율 영향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6대 9 IT패널과 40인치 이상 TV패널의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수요 약세와 초과공급 현상으로 마진 희석화는 피할 수 없겠지만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니 등 강력한 TV 고객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업체보다 고용량팹 가용율을 최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40인치 이상 패널시장에서 시장점유율 40%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슬림 디자인 패널, LED, 240HZ 등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늘리고 8-2세대에서 46인치 세그먼트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경기 둔화 영향이 우려되지만 R&D 강화와 비용 절감외에도 삼성코닝과 삼성전기 등 조직간 수직적 통합을 더욱 다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휴대폰, 스마트폰-초저가 모델 양극화
삼성전자는 4분기 휴대폰 시장은 시장 성장율이 둔화됨과 동시에 계절적 수요를 노린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과 유럽에선 계절적 효과가 감소된 상황이며, 사업자들의 보조금 축소로 제조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마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머징시장에서는 미들엔드급 수요 감소와 함께 초저가제품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ASP는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최근 휴대폰 수요 약세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9년 휴대폰시장은 스마트폰 및 터치스크린폰을 중심으로 한 고가 휴대폰과 저가모델로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침체와 보조금 영향으로 휴대폰 교체 수요는 줄어들고, 글로벌 보급률은 45% 이상으로 성장모멘텀도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고가에서 중가로 제품군이 다양화되고 사업자 지원으로 글로벌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와 초저가 제품은 가격 경쟁 외에도 유통 채널을 둘러싸고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내년 휴대폰시장에서는 제품 차별화와 함께 사업자 특화 모델 및 협력 강화, 채널 매니지먼트를 강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판매 둔화에 대비한 재고 관리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심비안과 WM, 안드로이드, 리모 등 OS 플랫폼을 다양화하고, 사업자 서비스 최적화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저가 모델에서는 해외 제품 및 로컬 소싱 확대해 비용 경쟁력 갖춘다는 방침이다.
이머징시장에서는 유통 채널 확대와 보급형 모델을 런칭하고, 인센티브 프로그램 및 판매자 교육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TV도 가격 경쟁 불가피
반도체와 휴대폰처럼 TV시장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4분기 TV시장 트렌드는 경기 침체 영향으로 평판TV 수요가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 분석에 따르면 2007년 4분기 평판TV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42% 증가했지만 2008년 4분기에는 전분기대비 6%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지역에선 톱 브랜드 사이에 치열한 가격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선 32인치 LCD TV는 평상시 가격보다 150~200달러 이상 떨어진 499달러에 판매된 점이 이를 반증한다.
삼성전자는 치열한 경쟁 심화로 마진이 희석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4분기 출하량이 경기 영향으로 생각보다 약화됐지만 올해 LCD-TV 판매량 목표인 1800만대는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LCD TV 시장점유율은 2007년 17%에서 2008년에는 2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SCM 시스템 효율성을 높이고, 베스트바이와 같은 메이저유통업체와 협력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LCD TV부문에서는 19인치~70인치, PDP TV 부문에서는 42인치~63인치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가 개최한 `삼성 테크포럼2008`은 전 세계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들이 참석했다.
테크포럼은 삼성전자가 향후 시장 전망과 전략을 발표하는 행사로, 지난 2005년 `애널리스트 데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행사를 열었고, 작년에는 서울에서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