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승찬 기자
2008.08.26 09:15:56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STX조선 자본잠식 진행
환율 상승 지속되면 완전 자본잠식 가능성도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환율 상승에 따른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의 자본잠식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 STX조선 등의 경우 2분기말 기준으로 자본 잠식이 시작됐고, 환율이 계속 상승할 경우 위험 수준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키움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삼성중공업(010140)은 2분기말 자본총계가 9463억원으로 이미 자본금 1조1550억원 중 2000억원 이상을 잠식한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도 2분기말 자본총계가 6274억원에 불과해 이미 자본금 9620억원 중 3000억원 이상을 잠식했다. STX조선(067250)의 자본총계도 2768억원으로 자본금 1800억원이 위협받고 있다.
최원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현재 조선업체들의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추이를 보면 그 규모가 심상치 않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달러 수주를 받는 조선사들이 환율 리스크에 노출되는 이유는 매출이 2~3년에 걸쳐 인식되기 때문이다. 작년까지는 환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여왔고, 향후에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에 조선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선물환 매도를 통해 환율 하락 리스크를 대비해 왔다.
조선사들은 보통 수주금액을 100%로 가정할 경우 20% 정도를 선수금으로 받고, 20% 정도를 수주와 동시에 수입원자재 발주를 함으로서 헤지를 하기 때문에, 조선사들은 통상 수주금액의 60% 내외에서 선물환 매도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애널리스트는 "선물환 매도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STX조선의 경우 환율이 50원 정도 움직였을 때 각각 4000억~5000억원, 5000억~6000억원대, 3000억원대의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인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일 환율이 계속 상승해 3분기말 환율이 1100원대까지 이르게 되면 조선사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고,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실제 손실이 아닌 평가손실이라는 측면에서 환율이 다시 하락할 경우에는 환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