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집값·1인가구 증가에…수도권 초소형 아파트 '귀한 몸'

by오희나 기자
2024.04.12 08:40:03

청약성적 "소형 아파트, 중소형 5배 훌쩍"
1~2인 가구 증가에 수요 급증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전용면적 50㎡ 미만의 아파트 가격이 신고가를 갱신하고 거래량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인 가구의 증가와 비싼 분양가로 소형 평면의 수요층이 확대된 결과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전용 60㎡ 이하 아파트는 6만1171건 매매됐다. 이는 직전년도 3만675건보다 2배가량 증가한 거래량이다. 전세 거래도 11만9380건에서 13만6184건으로 14.08% 증가했다.

초소형 아파트를 찾는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3년간(‘21년~’23년) 수도권 전용 60㎡ 이하 일반분양 물량은 전체 공급 물량의 29.52%(7만7548가구)에 불과하다. 60㎡ 초과~85㎡ 이하 아파트 공급량(62.77%, 16만4876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올해 공급량은 더욱 적다. 올해 말까지 예정된 수도권 전용 60㎡ 이하 공급량은 3887가구로 전체 공급 물량의 4.89% 수준이다.

청약시장에서도 초소형 아파트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수도권 소형 아파트(전용 60㎡ 이하) 청약경쟁률은 23.76대 1로 집계됐다. 중소형(전용 60~85㎡ 이하) 4.6대 1보다 무려 5배 이상 높고, 대형(전용 85㎡ 초과) 6.44대 1 대비 3배 이상 높은 경쟁률이다.



업계는 소형 아파트의 인기 상승을 매년 증가하는 1~2인 가구 증가와 높아진 집값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확대됐다고 분석한다. 행전안전부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수도권의 1~2인 가구 수는 754만4312세대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63.67%를 차지하고 있다.

이달 초소형 평형이 분양 예정돼 있는 단지들도 있다. 롯데건설은 광명 9R구역 주택재개발을 통해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총 1509가구 중 전용 39~59㎡ 총 53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이 도보로 접근 가능하며 광명사거리역에서 두 정거장 거리에 있는 가산디지털단지역은 GTX-D 노선이 예정돼 있다. DL이앤씨는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 일원에서 성내5구역 정비사업을 통해 ‘그란츠 리버파크’를 분양할 계획이다. 단지는 총 407가구 규모로, 36~180㎡, 32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하철 5·8호선 천호역, 5호선 강동역 더블역세권 입지다. 삼성물산은 오는 6월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에서 도곡삼호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 레벤투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단지는 총 308가구 규모로 이중 전용면적 45~84㎡ 13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소규모 가구가 증가하면서 소형 평형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가파른 분양가 상승세에 가격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이 소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을 더욱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평형으로 불리며 두터운 수요층을 자랑했던 중소형 아파트의 시대가 저물고 소형 아파트가 새로운 인기 평형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