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초심자의 손가락 통증. 방아쇠 손가락 의심해 봐야

by이순용 기자
2022.03.18 08:39:2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최근 골프가 빠른 속도로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TV나 유튜브에선 다양한 골프 관련 채널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많은 수의 골프 연습장, 스크린 골프장이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젊은층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골프 활동이 올라오는 것을 쉽게 보게 된다.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정형외과 외래에도 골프 초심자들이 다양한 부위의 통증으로 외래에 내원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그중 특히 손가락 통증을 주소로 내원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 원인으로 방아쇠 손가락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방아쇠 손가락이란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이 활차라고 불리는 힘줄을 감싸는 통로 같은 조직과 마찰을 일으키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진행되면 활차가 두꺼워져 통로가 좁아지거나, 힘줄의 부종으로 인해 통로를 매끄럽게 통과하지 못하는 등 크기 불균형이 발생되어 손가락을 구부렸다 폈다 할 때 활차에 힘줄이 걸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다시 말해 구부렸던 손가락을 펼 때 힘줄이 활차에 걸려 펴지지 않다가 더 큰 힘이 작용하면 갑자기 풀리면서 펴지는 현상을 보이는데, 순간적으로 ‘툭’ 하는 느낌과 함께 움직임이 용이 해져서 마치 권총 방아쇠 격발과 비슷한 현상이라 하여 방아쇠 손가락이라 명명되었다.

환자는 아침에 특히 손이 붓고, 손가락 움직임이 부드럽지 못하고 뻑뻑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아침에 손가락이 굳어 움직일 수 없어 마사지나 따듯한 물에 온찜질을 한 후에야 손가락이 움직여진다고 말한다. 즉, 방아쇠 손가락의 주 증상은 손가락 운동 장애와 통증이며, 진찰 시 중수 골두 전방의 A1 활차 부위를 누르면 압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치료 없이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근위 지간 관절의 강직이 초래되기도 한다.



이러한 방아쇠 손가락의 발생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강하게 움켜쥐는 활동이나 갑작스러운 많은 사용으로 더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골프 초심자의 경우 클럽을 너무 강하게 쥐는 습관과 장시간의 잦은 연습으로 방아쇠 손가락이 발생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 골프를 치고 난 뒤 손가락이 아프다면 골프를 치는 시간을 줄이고 골프 연습이 끝난 후에는 손가락 스트레칭과 함께 따듯한 물이나 핫 팩으로 온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골프 연습 중간중간 그립을 풀고 휴식을 취하면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손가락 통증이 지속된다면 참지 말고 정형외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내원 시 간단한 신체 진찰과 엑스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손가락 관절염이나 듀피트렌씨 구축 등의 여타 질환을 감별하고 나면 어렵지 않게 방아쇠 손가락을 진단할 수 있다.

병원에서 시행되는 방아쇠 손가락의 치료는 소염제 복용 및 물리치료를 초기에 시행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체외 충격파 치료가 방아쇠 손가락에 효과가 좋다는 보고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비수술적 치료로 많이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건초내 주사는 강력한 항염증 작용을 통해 치료 효과를 보이게 되는데 주사 방법이 간편하고 단기적 치료 효과가 좋아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잦은 주사는 피부의 위축이나 변색을 초래할 수 있어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와 상담 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의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주기적으로 재발하는 경우, 손가락이 걸려 펴지지 않는 잠김 현상이 있거나, 증상 이환 기간이 길어 관절의 구축이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수술은 중수골두 전방에 1cm 내외의 작은 피부 절개를 통해 힘줄이 지나가는 통로인 A1 활차를 절개하여 힘줄의 이동 경로를 넓혀 마찰이나 걸리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원리이며, 국소 마취로 10~20분 정도면 시행 가능한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2~3일 정도면 가벼운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무리가 없고, 수술 결과가 좋아 많이 시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