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으로 바꾸고 투여 줄이고"…바이오시밀러, '뉴타입' 전쟁중
by노희준 기자
2020.08.23 11:25:10
셀트리온, 먹는 램시마(자가면역질환치료제)개발 나서
피하주사형, 복부주사형 램시마→알약 개발 목표
삼성바이오에피스, 고농도 임랄디 임상 1상 착수
고농도 자가면역질환제, 투여량 적어 편의성 안전성↑
경쟁치열 시밀러 돌파구...편의성 높인 제형변경 전쟁
| 인천광역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셀트리온 본사 전경. (사진=셀트리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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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바이시밀러 제품의 복용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쟁이 격화되자 제품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양상이다.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최근 영국 바이오회사와 손을 잡고 ‘먹는 램시마’ 개발에 뛰어들었다. 램시마는 염증성장질환과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으로 혈관에 맞는 피하주사형 제품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를 알약 형태의 경구용 제품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이미 램시마를 한번 개선한 바 있다. 같은 주사형이긴 하지만 복부나 허벅지에 상대적으로 편리하게 자가주사가 가능한 피하주사형태인 SC제형으로 바꿔 지난 2월 유럽에 내놓았다. 여기서 더 나가 아예 먹는 램시마를 만들겠다는 얘기다. 경구용 제품은 의약품의 여러 형태(제형)에서 편의성 측면에서 가장 높은 단계로 평가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맞기 편한 고농도 제형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임랄디 개발에 최근 나섰다. 이 회사는 독일에서 건강한 성인 232명을 대상으로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SB5’의 임상 1상 시험에 착수했다. 고농도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투여량이 적고 주사 시 통증이 덜해 환자의 선호가 높다. 오리지널 휴미라를 갖고 있는 미국의 애브비는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대응하고자 고농도 제형의 휴미라를 이미 내놓은 상태다. 셀트리온 역시 휴미라 성분의 고농도 바이오시밀러 ‘CT-P17’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3월 유럽 식약처(EMA)에 해당 제품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양대산맥이 동일 성분 의약품의 복용 편의성 개선에 나서는 것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많아져 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와 의약품 통계조사업체 ‘프로스트&설리반(Frost & Sullivan)에 따르면 2023년 전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481억달러(54조원)로 성장해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10%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됐다. 가령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판매 경쟁에는 현재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뿐만 아니라 암젠, 화이자 등 7개 사가 경쟁하고 있다.
아울러 바이오시밀러는 기본적으로 단백질로 된 바이오의약품이라 기본 제형이 주사제로 맞기가 상대적으로 불편하다. 복용편의성 개선이 바이오시밀러 과열 경쟁 시장의 한 돌파구가 될 수 있는 배경이다. 바이오의약품 오리지널 제약사는 이런 측면에 주목해 바이오시밀러사의 공략에 맞서 일찌감치 집에서 자가주사할 수 있는 피하주사형(SC)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로슈는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과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을 2013년과 2014년에 SC제형으로 출시했다. 국내 바이오기업 알테오젠(196170)이 바이오의약품의 SC제형 전환 효소 및 기술을 세계 10대 제약사 중 한 곳에 대규모로(4조6770억원)로 기술수출한 배경이기도 하다.
여기에 먹는 램시마나 고동노 임랄디 모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만성질환을 치료 대상으로 한다. 만성질환 대상자는 약을 장기복용하는 이들이라 의약품 편의성 개선에 대한 요구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바이오시밀러를 빠르게 개발하느냐가 아니라편의성 높은 제품을 만드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SC제형 출시에 이어 경구형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또하나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