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덕파워웨이, 최대주주만 바뀌었는데 주가 60% 급락..왜?

by최정희 기자
2018.08.05 13:22:33

최대주주, 지분 인수 한 달 만에 대부업체에 주식 담보로 100억 대출
KJ프리텍, 해덕파워웨이 주식 샀으나..한 달도 안 돼 강제 매각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업력 40년의 선박 부품 제조업체인 해덕파워웨이(102210)는 올해 4월말 주가가 장중 2만70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상장 이래 작년에 첫 적자를 냈고 올 1분기에도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으나 연초 이후 주가는 5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주가는 다시 넉 달만에 60% 넘게 급락했다. 왜 일까.

(출처: 마켓포인트)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해덕파워웨이는 2009년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후 주가가 5000원~1만2000원선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 4월초부터 주가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변동성이 거의 없던 주가는 갑자기 4월 4일과 5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최대주주 변경 이슈가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1978년 해덕파워웨이의 전신인 해덕선기공업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였던 구재고 전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들은 4월 4일 585만4703주, 52.39%를 이종희 이지앤 성형외과 원장, JJ컨소시엄1호 등과 75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는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 주당 1만2810원에 매각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구 전 대표는 새 주주들에게 신주인수권(BW) 175억5000만원 가량을 9억4200만원에 팔기도 했다.



그러나 새 최대주주는 주식 매수 관련 잔금을 치른지 한 달 만에 대부업체에 주식을 맡기고 돈을 빌렸고 IT부품 회사인 KJ프리텍(083470)은 해덕파워웨이의 주식을 사들이더니 한 달만에 강제 매각을 당하기도 했다. 주가는 고점 대비 60.2% 하락한 상태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 원장은 주식을 분할하고 바이오, 신약 개발 등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40년간 해오던 선박 부품제조업과는 전혀 다른 신사업에 진출하겠단 과감한 포부를 밝혔으나 경영권을 잡은지 한 달만에 보유한 주식의 상당 부분을 대부업체에 맡기고 돈을 빌린다. 15.89%(234만주) 중 13.57%에 해당하는 200만주를 케이앤지대부에 담보로 맡기고 한 달 만기로 1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대출했다. 담보권이 실행될 경우 최대주주가 또 다시 변경될 수 있을 만큼의 규모다. 이 원장과 함께 경영권 인수를 시도했던 JJ컨소시엄1호와 썬홀딩스는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이중 JJ컨소시엄1호는 6월 21일 주식 양수도 잔금이 치러지는 날, 130만주를 KJ프리텍에 매각한다. 경영권 매각 계약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관계자는 “주식 매수인들은 공동 경영을 약속하고 각자의 지분을 인수했으나 기업사냥꾼이 개입했단 소문이 퍼지면서 주주들의 반대로 공동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고 그 이후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업사냥꾼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긴 어렵지만 주식 양수도 과정에서 이상한 점은 또 있다. KJ프리텍의 행보다. IT부품회사인 KJ프리텍은 경영엔 참여하지 않되 사업 다각화를 위해 해덕파워웨이 주식을 JJ컨소시엄으로부터 150억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얼마나 간절했는지 케이밸류를 상대로 전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는데 1년 뒤 주식전환권이 전부 행사된다면 1116만714주, 50.74%의 주식을 내줘야 해 자칫 잘못하다간 경영권을 잃을 정도의 규모였다. 이렇게 공을 들였던 KJ프리텍은 한 달도 안 된 지난 달 17일 해덕파워웨이 주식을 강제 매각 당한다. KJ프리텍은 그 사이 해덕파워웨이 주식을 담보로 상상인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렸는데 주가가 급락하자 주식이 반대매매됐다. 그로 인해 해덕파워웨이의 주가 하락폭이 커졌단 분석이 나온다. KJ프리텍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주식 양수도 계약을 맺었는데 임시 주주총회 등을 거치면서 서로 의견이 통하지 않았다”며 “이후 주가가 하락하니 담보로 맡긴 주식이 반대매매로 나오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