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연간 흑자이긴 한데…간신히 `체면치레`(종합)

by김정남 기자
2012.02.02 09:28:06

지난해 4분기 영업손 1675억..적자지속
지난해 연간 영업익 3250억..3년째 흑자
올해 낸드에만 2.1조 이상 투자.."모바일시장 강화"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하이닉스반도체(000660)가 D램 가격 급락 등 반도체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4분기 16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 이어 두 분기째 적자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흑자 기조는 유지해 체면치레는 했지만, 지난 2010년에 비해선 무려 89%나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SK라는 새 주인을 맞게 되는 하이닉스는 올해 4조2000억원의 `공격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스마트 기기에 주로 탑재되는 낸드플래시에 투자를 집중, D램이 중심인 사업구조의 재편을 모색한다. (관련기사☞ [단독]주인찾은 하이닉스, 내년 4兆 공격 투자)
 
하이닉스는 IFRS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16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2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277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7%로, 전분기 -12%에 비해 소폭 개선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기 대비 11.4% 증가한 2조55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7.2%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2398억원으로 적자 전환됐으며, 전기보다 적자 폭이 57.4%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태국의 자연재해 등으로 IT 수요가 부진했다"면서도 "하이닉스는 견조한 수요의 모바일·서버 시장에 적극 대응했고, 30나노급 D램의 비중을 40% 중반으로 확대하는 등 미세공정 전환을 이뤄 적자 폭은 줄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으로 전년(2조9750억원) 대비 89% 감소한 32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5%에서 3%로 대폭 떨어졌다.
 
다만 엘피다, 난야, 이노테라, 파워칩 등 해외 경쟁업체들이 적자를 지속하는 와중에도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지난해 매출은 10조3960억원을 기록, 전년(12조1060억원)보다 14% 감소했다.
 
이날 하이닉스는 올해 시설 투자로 4조20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중 낸드플래시 부문에 2조1000억원 이상을 투자, 사상 처음으로 D램보다 투자 금액을 많이 책정했다. 지난해 낸드플래시에 8500억원을  투자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150% 확대된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투자규모는 전년보다 약 20% 확대된 것"이라면서 "모바일 기기 확산과 더불어 성장세를 보이는 고부가가치의 낸드플래시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청주에 증설하는 낸드플래시 전용라인인 `M12`에서 신속하게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낸드플래시 300mm 생산량을 지난해 말 월 13만장 수준에서 올해 연말까지 17만장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eNAND,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응용복합 제품 비중도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하이닉스는 최근 SK텔레콤이 최대주주가 됨에 따라 재무 안정성이 크게 좋아짐과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의 전략 추진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불확실성 요인이었던 지배구조 문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