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보복 대비…이스라엘, 지하 벙커서 긴급회의

by이소현 기자
2024.08.09 08:11:20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공격 대비
이스라엘 국방장관, 아랍어로 메시지
"헤즈볼라 공격시 모든 힘 다해 싸울 것"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8일(현지시간)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의 잠재적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 차원에서 긴급회의를 열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로이터)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가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의 요청으로 소집된 이번 회의는 텔아비브에 있는 군 지하 벙커에서 열렸다.

지하 지휘실로 알려진 이른바 ‘구덩이’(the pit)라는 별명이 붙은 곳이다. 안보내각이 이곳에서 회의하는 것은 지난 4월 13~14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300여 발의 미사일과 드론 등을 발사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을 때 이후로 처음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설명했다.

또 당장의 보안 문제 때문이 아니라 최근 잇따른 유명 인사 암살에 대한 이란과 헤즈볼라의 보복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잠재적인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채널 12뉴스는 설명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서 이례적으로 레바논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내 헤즈볼라가 계속 긴장을 고조시키면 이스라엘은 “모든 힘을 다해” 싸우겠다고 아랍어로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시민에게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계속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대중의 회복력은 우리가 올바른 작전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준다”며 “공포를 심으려는 적의 시도에 맞서 우리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계속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북서부에 있는 하이파의 요나 야하브 시장은 공영방송 칸과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의 무기가 18년 전보다 훨씬 더 발전했다고 언급하며 2차 레바논 전쟁을 언급하며 “헤즈볼라가 공격하면 4~6일 동안 대피소와 안전 지역에 머물러야 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충분한 식량과 물을 준비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스라엘과 이란 및 헤즈볼라 간 충돌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채널13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폭격해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숨진 것에 대한 보복으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고위 관리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4일 회의에서 억지 수단의 하나로 이란을 선제타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와이넷이 보도하기도 했다.

또 전날 미국 CNN 방송은 중동의 친이란 무장세력 ‘저항의 축’ 일원인 헤즈볼라가 이란보다 먼저 이스라엘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수도 테헤란에서 폭사한 일로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보복을 공언했으며, 대응 수위와 방식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