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은 아베 사죄상'에 들끓는 일본…제막식 취소

by황효원 기자
2020.07.29 07:53:43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강원도 평창에 있는 한 민간 식물원에 위안부 소녀상과 소녀상을 향해 무릎 꿇고 사죄하는 남성의 조형물이 설치됐다. 일본 언론은 무릎 꿇은 남성이 아베 총리를 상징한다고 보도하면서 일본 정부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한국자생식물원 내에 건립된 조형물 ‘영원한 속죄’ (사진=연합뉴스)
한국자생식물원은 지난 6월부터 ‘영원한 속죄’라는 이름으로 한복 차림의 소녀가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있고 정면에 정장 차림의 중년 남성이 무릎을 꿇은 채 땅에 두 손을 짚고 고개 숙여 절을 하는 형상을 공개했다.

식물원 측은 위안부 문제에 일본의 성의 있는 사죄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했다면서도 남성 조형물이 ‘아베’ 개인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일본 정부는 28일 한국에 있는 한 민간 식물원에 설치됐다는 보도된 ‘아베 사죄상’에 대해 “만일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일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선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그런 것은 국제의례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외국 지도자급에 대해 국제적인 관례와 예우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제사회에 국제 예양이라는 것이 있다. 어느 나라건 외국 지도급 인사에 대해서 그런 국제 예양을 고려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이 언급한 국제 예양(international comity)는 국제법에 근거한 개념은 아니지만 국가간 우호관계 차원에서 상대국 국가 대표자에 하는 예우나 경칭 등을 포괄한다.

사비를 들여 조형물을 제작한 김창렬(72)한국자생식물원장은 “절하는 남성이 아베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지만 누구라고 특정하지 않았다”며 “일본 총리든 정치인이든 책임 있는 사람이 사죄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은 마음이다”고 밝혔다.

2016년 제작된 ‘영원한 속죄’는 식물원 내 잔디밭에 전시 중이고 누구든지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