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훈 기자
2013.06.28 09:15:36
외국인 수요 부진 지속..2Q 실적전망 하향 잇달아
3Q까지 박스권 전망..상대적 수혜는 아시아나항공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 가운데 여느 때 같으면 상승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야 할 항공주 주가가 영 시원치 않다. 내국인 관광수요 증가에도 최근 급격히 위축된 외국인 관광수요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실적 부진이 우려되는 항공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쉽게 되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당분간 항공주 주가가 박스권에서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 주가는 올 들어 34% 넘게 빠졌다. 지난해 5만원을 넘나들었던 주가는 어느새 3만원대 아래로 내려왔다. 아시아나항공(020560)도 18%가량 하락했지만 대한항공보단 선전했다. 두 종목 모두 기술적 반등에 힘입어 4월 바닥을 찍은 뒤 상승세를 타는 듯 했으나 이달 들어 다시 미끄러지고 있다.
갈수록 거세지는 저가 항공사들의 도전도 위협적이지만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은 예상을 밑도는 항공 수요다. 앞서 발표된 5월 인천공항 국제여객은 310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월 2.3% 증가에 이어 부진한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고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중국과 일본 노선 수요가 대폭 감소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화물수송량이 미주노선을 중심으로 석 달째 성장세를 보이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이 위안거리다.
당초 항공주의 2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던 증권가는 방향을 바꿔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것을 조언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액 추정치를 종전보다 4% 하향 조정하는 한편 영업이익의 경우 945억원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들은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역시 70억~110억원가량의 손실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 상황으로 봤을 때 여름 성수기 실적이 가시화되는 3분기까지 항공주의 뚜렷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국인 출국 수요 개선이 외국인 입국 수요 부진으로 희석되면서 당분간 항공주는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3분기를 겨냥해 저점 매수에 나설 기회라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대한항공이 지주회사 분할 과정에서 오는 7월30일부터 9월13일까지 주식 거래가 정지되는 점을 고려할 때 상대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아시아나항공 매수를 추천하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