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달러 돌파한 WTI…재차 고조되는 물가 상승 압력[채권브리핑]

by유준하 기자
2023.09.15 08:56:37

서부텍사스산원유, 90.16달러…10개월 만 최고치
유럽중앙은행, 10회 연속 정책금리 인상
미 생산자물가지수·소매판매, 예상치 상회
신규실업보헙청구자수, 예상치 하회
한국은행 단기자금시장 유동성 조치 여부 주시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15일 국내 국고채 시장은 간밤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지표에 따른 물가 상승 경계감에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단기자금시장에 대한 수급 리스크도 여전한 가운데 한국은행의 시장 유동성 안정 조치가 이뤄질지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사진=AFP
간밤 국제유가는 재차 상승 전환하며 물가 상승 압력을 가했다. 현지시간으로 1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4달러(1.85%) 오른 배럴당 90.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거래소에서 11월 인도 브렌트유 가격도 1.82달러(2%) 오른 배럴당 93.70달러로 마감했다. 모두 지난해 11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에서 산유국 감산 연장으로 연말까지 원유 공급 부족 사태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유가 상승세를 부추겼다.

더구나 이날 미국 물가지표도 예상치를 상회한 모습을 보였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절 조정 기준 지난달 대비 0.7% 상승으로 집계, 예상치인 0.4% 상승을 웃돌았다. 소매판매 역시 전월 대비 0.6% 증가하면서 예상치 0.1% 증가를 웃돌았다.

유럽중앙은행(ECB)는 정책금리를 25bp 인상하며 10회 연속 인상 기조를 이어갔지만 이번 금리 인상이 마지막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시장은 ECB의 금리 인상 종료 시사보다는 다음 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한 경계감이 더 커진 모습이었다.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인 영향이다.

이에 미 국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채권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4.22bp, 3.78bp 오른 5.0114%, 4.2863%를 기록했다.



이날 국고채 시장은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물가 상승 압력을 경계하며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FOMC 회의를 앞두고 미국 물가 지표 등이 호조를 보인 상황이라 또 다시 긴축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단기자금시장 수급 리스크도 여전하다. 전날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760%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타이트한 단기자금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한은에서 단기자금 시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단기자금 압박이 커질 경우 지난 주처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이 나올지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투자은행 씨티는 전날 한국은행이 단기자금시장에 대해 오는 23일 이전 일부 유동성 안정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오는 18일 3조1084억원 규모 국채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지난주처럼 RP매입과 유사한 조치가 나올 수 있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조치야 늘상 있는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은 장 중 중국의 8월 소매판매, 산업생산이 발표되며 장 마감 이후에는 미국 9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