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소매유통업 체감경기, 회복세에도 여전히 '우울'

by최영지 기자
2023.07.09 12:00:00

대한상의, RBSI 조사..''77''로 기준치 하회
내식 수요 늘고 휴가철 맞아..대형마트·편의점 선방
명품 매출 둔화 영향에 백화점 기대감 하락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2개 분기 연속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고금리·고물가로 경기가 쉽게 살아나지는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자료=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3분기 소매유통업 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77’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금리와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본격적인 휴가시즌을 맞이하면서 소매경기 기대감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고 풀이했다. 다만 “이미 높은 금리·물가 수준으로 인해 가계의 소비여력이 약화해 소비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든 업태가 기준치(100)를 하회한 가운데 대형마트(87→93)가 가장 높은 전망치를 보였다. 가계 소비여력 약화로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지만 필수재인 식료품 소비를 줄이기 쉽지 않은 데다, 고물가로 외식을 줄이고 집밥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편의점(80→86), 슈퍼마켓(58→71), 온라인쇼핑(66→71)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높아졌으며 백화점(94→79)만 기대감을 낮췄다.

편의점(86)은 야외활동이 증가하고 아이스크림, 음료, 주류 판매량이 증가하는 최대 성수기인 데다가, 고물가에 따른 도시락 등 가공식품 매출이 늘면서 불황기에 강한 면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지난해 대비 5% 인상된 최저임금 부담은 전망치 상승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백화점은 ‘79’를 기록하며 업태 중 유일하게 기대감이 하락했다. 엔데믹에 따른 해외여행 재개로 백화점 성장을 견인하던 명품 매출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중국인들이 한국 단체관광에 여전히 제약이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 주요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 매출 성장률이 꺾이고 구매건수도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마켓(71)은 고물가에 따른 내식수요 증가로 주력상품인 식품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그간 심혈을 기울여온 배송서비스와 PB(자체브랜드) 상품 강화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망치가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온라인, 대형마트, 편의점과의 경쟁 심화로 경기기대감이 여전히 낮게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온라인쇼핑(71)은 코로나 이후 대면소비가 증가하면서 매출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