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실적 뻥튀기 논란…금감원 "회사 자의적 가정 탓 아냐"
by노희준 기자
2023.05.21 12:00:00
전체 보험사 1분기 개별 순익 5.23조
IFRS9(0.62조)과 기계적 신계약비(1.59조) 효과 대부분
이를 제외할시 3.02조...지난해 순익 3.07조와 비슷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금융감독원이 올해 1분기 보험회사의 실적 급증은 보험사가 투자한 채권 등 금융상품의 회계 처리와 관련된 IFRS9 도입 효과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험사가 또다른 새 회계기준(IFRS17)이 허용하는 자율성을 악용해 낙관적인 미래 가정을 통해 실적을 부풀린 게 아니라는 반박이다.
금감원은 19일 금감원 강당에서 ‘IFRS17 도입에 따른 재무상태 및 손익변동 효과’라는 이름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1분기 보험사 실적이 ‘역대급’을 기록하면서 IFRRS17을 둘러싼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보험사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그대로인데 회계기준만 변경돼 실적이 뻥튀기 됐다는 의혹이다.
이날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생명보험사(생보사)와 손해보험사(손보사) 전체 당기순이익은 개별 기준으로 5조23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3조700억원에 견줘 70% 급증한 것이다. 금감원은 다만, 70% 순익 증가의 대부분이 개별 보험회사의 낙관적인 전망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회계기준인 IFRS9 효과와 회사의 자의적 가정이 개입될 수 없는 기계적인 IFRS17 도입 효과(신계약비 부분)때문이라고 강조했다.
IFRS9은 보험회사가 받은 보험료를 운용하기 위해 투자한 채권 등 금융상품을 어떻게 회계적으로 인식(처리)할지에 대한 기준이다. 대부분의 보험회사는 올해 이를 도입했고, 보험부채와 수익비용의 인식 기준인 IFRS17과는 다른 국제회계기준이다.
지난해까지 IFRS4 기준에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 등 수익증권의 평가이익은 회계 계정 중 기타포괄손익으로 잡혀 당기순익에서 빠졌다. 반면 IFRS9에서는 당기손익에 포함되면서 그만큼 순익이 늘어났다. 실제 1분기 금리 하락에 따라 늘어난 보험사 채권 평가이익이 세후로 6200억원에 달한다. 지난 3월말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36%로 지난해 말 3.74%에서 0.38%p 내렸다. 채권값은 금리와 반대라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값은 오른다.
아울러 금감원은 실적 급등의 또다른 요인이 ‘신계약비’ 부분으로 이에 따른 보험사 순익 증감이 1분기 1조59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보험사의 수익과 비용 인식 기준인 IFRS17의 비용처리에 대한 부분이다. IFRS17에서는 보험계약을 신규로 체결하는 과정에서 지출되는 비용을 보험기간 전체에 걸쳐 상각(나눠 반영)한다. 그 이전 회계기준에서 7년으로 나눠 상각하던 것에 비해 장기간 나눠 인식하기에 비용이 적게 잡혀 손익이 그만큼 증가한다. 다만, 이는 모든 보험사에 똑같이 적용되는 부분이라 보험사의 낙관적 가정 부분과는 관계가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IFRS9과 신계약비 효과에 대한 부분을 조정(제거)한 1분기 보험사 전체 당기손익은 3조200억원으로 전년동기 3조700억원과 비슷해 대부분의 효과는 IFRS9과 신계약비 효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신계약비 효과도 기계적인 반영이라 시장에서 우려하는 보험사의 자의적 가정에 의한 부분이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