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 '이재명 책임론'…'비명' 윤영찬 "도의적 책임져야"
by김범준 기자
2023.03.11 16:20:08
李 지사 시절 비서실장 '극단적 선택'에
윤 의원, 지난 10일 SNS서 이 대표 겨냥
"책임을 져야 그게 인간이고 그게 사람"
친명계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고(故) 전형수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면서, 야당 내부에서도 이 대표의 책임론을 두고 엇갈린 목소리가 일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전씨는) 10년 넘게 (이 대표를 위해) 일했던 사람”이라며 “이 대표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또 “그게 인간이고 그게 사람이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어 “이 대표와 관련한 일로 수사를 받거나 고발인이 된 상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고인이 되신 분이 네 분”이라며 “(이들이) 단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버리고, 삶의 이유인 가족을 떠나야 할 만큼 그분들을 고통에 빠뜨렸던 원인이 대체 무엇이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성남에서 오래 알던 이들은 (전씨를) ‘인품이 훌륭했던 진짜 공무원’으로 기억한다”며 “한 도시에서 일어난 사건과 연관된 이들의 계속된 죽음, 이런 일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충격적인 일이며 이해하기 어려운 비극”이라고 말했다.
성남 중원구를 지역구로 둔 윤 의원은 대표적인 비명(非明·비이재명)계 인사로 통한다. 전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다음 날인 지난 10일 민주당 내 비명계 의원들은 비공개 만남을 통해 이 대표의 책임론을 두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친명(親明·친이재명)계는 같은 날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씨 사망은 이 대표가 아닌,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9일 성남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노트 6쪽 분량의 유서 등을 토대로 전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씨는 유서에서 이 대표의 이름을 직접 언급,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전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당시 행정기획조정실장, 도지사 당시 초대 비서실장을 맡았다. 이후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경영기획본부장과 사장 직무대행을 지낸 뒤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다. 전씨는 퇴직 전후로 이 대표가 연루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대표의 각종 의혹과 관련된 인물 중 사망자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