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株, 잇단 장밋빛 전망에도 `빌빌`
by이후섭 기자
2019.01.06 11:41:09
삼성SDI·포스코켐텍 주가 9%↓…에코프로 등도 급락
"1월 전기차 판매량 둔화 선반영…업종간 키맞추기"
전기차 성장 수혜 기대…"증시 안정되면 주도주 복귀"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기해년 새해에도 2차전지가 증시를 이끌 산업으로 꼽히며 관련 종목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며 실적은 성장 가도를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2차전지주(株)도 주춤하고 있지만 1분기 내 주도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SDI(006400)와 포스코켐텍(003670) 주가는 지난달 중순 이후 최근 7거래일간 9% 넘게 급락했다. 에코프로(086520)와 신흥에스이씨(243840)는 8%가량 빠졌으며, 엘앤에프(066970)도 5%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몰렸다. 해당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포스코켐텍 주식을 각각 311억원, 182억원어치 팔아치웠다. 포스코켐텍은 외국인과 기관의 코스닥 순매도 상위 2위에 이름을 각각 올렸다. 외국인은 에코프로와 엘앤에프도 46억원, 41억원 순매도했다.
글로벌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투자심리가 흔들렸고, 전기차 판매량의 계절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민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매년 전기차 보조금이 감소하고 있어 연말이면 급해진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전기차 판매량은 연말에 급증한다”며 “이후 1월 소비자 체감가격이 비싸지면서 일시적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되는데, 이를 예측하고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상표 키움증권 성장기업분석팀장은 “증시 하락기에 시장에서 가장 높은 멀티플을 받고 있던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뒤늦게 빠지면서 먼저 하락한 업종들과 키맞추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올해에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적기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70만대를 넘어서며 전년동기대비 68% 급증했고, 9월에 이미 글로벌 신차 판매량의 3%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오는 2025년에는 전기차 판매량이 1400만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의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인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는 2020년까지 보조금 지급규모의 단계적 하향 조정이 이뤄진 후 소멸이 될 예정이다 보니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중국 진출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판매 확대로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전기차 관련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어 2차전지 관련 업체들의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 포스코켐텍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할 전망이며, 에코프로와 신흥에스이씨의 영업이익도 각각 60%, 50%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차 시장 성장 수혜가 확실히 기대되는 만큼 현재 증시 변동성만 다소 잦아들면 2차전지 관련주가 다시 주도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국내 증시를 이끌 테마임은 변함없다는 판단이다. 증시도 오는 7~8일 예정된 미·중 무역협상을 계기로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김상표 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중국을 더 강하게 몰아붙여봐야 실익이 없기에 중국과 어떤 방식으로든 원만한 해결 수순을 밟으려고 할 것”이라며 “미중 관계가 해결 국면으로 가면 증시 내에서 기존 주도주들의 복귀가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달을 저점으로 증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2차전지·엔터 등 주도 업종들이 살아나는 구간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민우 연구원도 “전기차 판매량은 2월을 저점으로 다시 증가하는데, 이를 계기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며 “소비심리가 얼어붙는 것은 일시적으로 1분기 말부터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