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방성훈 기자
2014.03.13 08:56:45
김중수 총재 마지막 금통위도 금리 동결될 듯
1999년부터 금통위원 퇴임 달엔 금리 변경된 적 없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13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마지막으로 주도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기준금리가 기존 연 2.5%로 동결될 전망이다. 지난 1999년부터 한은 총재나 금융통화위원 등 금통위 멤버가 퇴임한 달에는 한 번도 기준금리를 변경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통화정책 운용방식이 금리 중심으로 바뀐 1999년 5월 이후 한은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이 바뀌는 달에는 기준금리가 변경된 적이 없다. 1999년 6월 곽상경 전 금통위원이 퇴임하던 달부터 이주열 신임 한은 총재 후보자가 2012년 4월 부총재(당연직 금통위원)로서 퇴임하던 달까지 총 28명이 금통위원으로 퇴임했지만 그들이 퇴임했던 달에 기준금리가 변경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전철환, 박승, 이성태 전 총재가 금통위장으로서 퇴임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성태 전 총재는 2006년 4월 부총재에서 바로 총재로 임명된 유일한 케이스였지만, 그가 퇴임과 취임하던 2006년 3월, 4월 모두 기준금리는 동결됐다. 이성남 전 금통위원이 퇴임했던 2008년 3월 통화정책 체계가 콜금리 목표제에서 현재의 기준금리 중심으로 전환된 사례는 있었다.
다만 금통위원이 퇴임한 직전이나 직후에 기준금리가 변경된 적은 있다. 박승 전 총재가 취임한 직후나 퇴임하기 직전으로 금통위원들이 대거 바뀌는 시점에 이뤄졌다.
황의각 금통위원 등이 퇴임하고, 박승 전 총재와 김태동, 최운열 금통위원 등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4명이 동시에 취임했던 2002년 4월 직후, 그 다음달인 5월 기준금리가 4%에서 4.25%로 인상됐다. 당시 한은은 소비, 수출, 설비투자 등이 점차 회복돼 하반기에 상승세가 빨라질 것으로 판단해 콜금리를 인상했다.
박승 전 총재가 퇴임하기 전달이었던 2006년 2월에도 콜금리가 3.75%에서 4.0%로 인상됐다. 이성태 전 총재가 당시 부총재로서 금통위원을 퇴임하기 전달이기도 하다. 수출과 소비가 성장하는 가운데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로 볼 때 김중수 총재가 주도하는 이날 마지막 금통위 뿐 아니라 이주열 총재 후보자가 취임하고, 임승태 금통위원이 퇴임하는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기준금리 조정이 쉽지 않은 경제상황 속에 한은 총재의 마지막 금통위 때 금리 정책을 변화시킨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교체시기 뿐만 아니라 현재의 경제상황을 보더라도 예측가능한 시나리오다.
국내 경기회복세는 느리게 회복되고 있지만 회복 강도가 미약하다. 2월 일평균 수출액은 20억달러로 전달보다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여전히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1000조원을 훌쩍 넘긴 가계부채는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대외 경제도 만만치 않다. 미국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신흥국 금융불안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정정 불안과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한 동안 동결되다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상반기쯤에서야 인상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데일리가 9일 채권시장 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명이 올 4분기 금리 인상을, 4명이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