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사업 넘보던 로케트전기 '방전' 위기
by김대웅 기자
2013.07.03 09:15:00
뉴젠팜 지분인수 결정 한달만에 돌연 취소
"경영난 속 애초 무리한 사업 확장" 지적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갑작스레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어 구설수에 올랐던 로케트전기(000420)가 결국 사업 진출 한달여 만에 바이오 사업의 절반을 포기했다.
2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로케트전기는 지난 5월20일 지아이바이오(035450)로부터 뉴젠팜 주식 389만4015주(55.5%)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90억원의 인수대금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조달키로 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돌연 콜옵션을 행사해 채권 반환을 청구했다. 한달여 전 취득키로 결정했던 뉴젠팜 지분을 갑작스럽게 인수하지 않기로 번복한 셈이다. BW 발행 계획도 취소했다.
불과 한달 전 거액을 들여 야심차게 뛰어든 신사업을 돌연 접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시장의 눈은 로케트전기의 계약 상대인 지아이바이오로 향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공소장을 확인한 결과 지아이바이오의 실질적 최대주주이자 경영자인 강 모 씨가 회삿돈 65억원을 횡령했다고 공시했다. 그러자 이에 부담을 느낀 로케트전기가 선긋기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로케트전기 관계자는 “단순투자 형태로 지분 인수를 결정했는데 계약 상대방이 주가조작 혐의에 휘말리는 등 잡음이 많았다”며 “그러다 보니 회사의 이미지 실추와 함께 뉴젠팜의 가치도 하락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60여년 간 건전지 사업에 주력해 온 로케트전기는 지난 5월 갑작스럽게 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150억원의 사채를 발행해 표적항암제 개발회사인 뉴젠팜(90억원)과 면역세포치료제업체 셀텍(60억원) 지분 취득에 나섰다.
당시 로케트전기는 “바이오사업 투자를 통해 새로운 100년을 여는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초부터 로케트전기의 바이오사업 진출은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많다. 이 회사는 지난해 5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당기순손실도 126억원에 달했다. 적자를 이어가면서 재무상태도 나빠져 지난해 말 기준 일부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그럼에도 150억원이라는 거액을 쏟아부어 바이오사업 투자를 강행하면서 뒷말이 많았다.
인수를 추진했던 바이오기업 두 곳 가운데 한 곳을 포기하면서 이제 로케트전기의 바이오사업은 셀텍(옛 엔케이바이오)만 남게 됐다.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NK세포를 이용한 질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이 업체는 지난해 8월 경영진과 최대주주의 횡령·배임 혐의가 불거지면서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