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상용 기자
2009.07.14 08:47:50
"박스에 갇힌 소프트웨어는 가라"..마케팅 일대 전환
구글 맞서 웹호스트 사업으로 비중확대 전략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년 중 인터넷 웹 기반의 MS오피스 프로그램을 무료 공급하기로 했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웹 버전의 `오피스 2010`이 소비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여기엔 광고가 포함된다.
MS는 "웹 서비스 계좌를 보유한 4억 고객에게 MS워드와 엑셀 등이 포함된 오피스웹 툴을 추가 요금없이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MS에 가입한 9000만명 비즈니스 고객에게도 오피스 프로그램 접속권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MS측은 기업들이 온라인 오피스 프로그램을 장기간 자신들의 서브에 설치해 사용하도록 하는 한편, 데이타 센터를 통해 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는 가입권도 판매할 예정이다.
MS측이 제공하는 웹버전은 총 5개. 2개는 대기업용, 나머지 3개는 일반 소비자와 중소기업용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오피스 프로그램은 운영체계(OS)인 윈도 시리즈와 함께 MS의 양대 `캐시 카우(Cash Cow)`였다.
특히 그간 포장 박스에 정품 프로그램을 CD에 담아 판매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던 MS였던 만큼 이번 웹 버전 오피스 프로그램 출시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오프라인으로만 제공하던 제품을 웹 기반으로 출시한다는 것은 MS의 마케팅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물론 이같은 행보는 구글을 염두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간 정보기술(IT)업계의 두 공룡인 MS와 구글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해 가며 인터넷 검색 시장과 OS(운영시스템) 프로그램 시장에서 격돌해 왔다.
지난 수년간 MS는 `구글을 죽여라(Kill The Google)`를 모토로 구글을 제압할 검색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지난 2007년 `라이브 서치`를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빙(Bing)`이라는 새로운 엔진을 선보이며 세 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맞서 구글은 최근 넷북(Netbook)용 운용프로그램인 `크롬OS`의 개발을 선언하며 검색엔진 영역을 잠식해 들어온 MS에 반격을 가했다.
가트너의 부사장 톰 오스틴은 "MS의 전략이 수익창출 엔진이 됐던 프로그램 툴 위주에서 이메일 서비스와 같은 인터넷호스트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MS가 기업고객을 상대로 이메일 서비스 등 다른 웹 서비스가 결합된 통합상품을 팔기 위해 기꺼이 오피스 제품의 수익성을 일부 희생하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