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대폭 확대에도 금배추·무…김장철 어쩌나

by김은비 기자
2024.09.20 06:00:00

배추·무 각각 1년 전보다 42.5%·59.1% 급등
추석 3주간 공급 2배 이상 늘렸지만 효과 없어
"여름배추 생산량 감소 및 폭염·가뭄 영향"
10월까지 가격 강세 불가피…가을배추 전망도 어두워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배추·무 공급량을 대폭 늘렸음에도 가격은 오히려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폭염·가뭄 영향으로 여름배추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무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커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한 과일 가게에 놓인 배추(사진=연합뉴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배추 한 포기당 소매가격은 8002원으로 1년 전(5509원)보다 42.5% 비싸다. 정부가 추석 성수품 대책을 발표한 지난달 27일(7561원)보다도 5.8%나 올랐다. 같은 날 기준 무 1개 가격도 3681원으로 1년 전(2313원)보다 59.1%나 올랐다.

정부의 성수품 목표 물가도 한참 웃돌았다. 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 등 물가 당국은 내부적으로는 추석 기간 배추·무 1개당 목표 가격을 각각 5734원·2366원으로 설정한 바 있다.

정부의 성수품 대책에도 불구하고 배추·무 가격은 오히려 오른 셈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7일 추석 3주간 배추·무 공급을 1만2000t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평상시 공급과 비교하면 각각 2.9배, 1.8배 많은 수치다. 추석 5일 전인 지난 12일 이미 공급계획량을 초과해 1만3200t(110%)을 공급하기도 했다.

배추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는 올해 여름배추 재배면적이 줄어든데다, 폭염·가뭄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여름배추 재배면적이 1년 전보다 6.2% 줄어, 생산량이 7.2%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여름무 재배면적 역시 3.2% 줄어들고, 이에따라 생산량도 6.2%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 가용 물량을 최대한 공급을 했지만, 올해 여름배추 생산량 자체가 적어서 민간에서 시장에 공급하는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가격 강세는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농경연은 9~10월 배추 출하량이 전년 대비 각각 2.0%, 3.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을배추는 10월 중순에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전까지 여름배추 물량은 계속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작황이 좋았던 노지봄배추 저장 물량도 이달 말이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정부 저장 물량은 추석 성수품 대책 기간 동안 전부 소진한 상태다.

가을배추 전망도 밝지 않다. 농경연은 올해 가을배추 재배(의향)면적도 1년 전과 비교해 2.1% 줄어들고, 생산량은 4.3%나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을일반무는 재배(의향) 면적도 작년보다 3.8% 줄어들 것으로 봤다.

다만 정부는 김장철 배추·무 가격을 지금 예단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본격적인 김장철은 11월로, 10월 중순부터 나오는 가을배추의 작황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장철 물가는 가을배추·가을무 물량에 영향을 받는다. 가을배추는 이제 막 정식을 마쳐서 생산량을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달까지는 배추 할인지원 연장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