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WHO 승인한 백신 접종했으면 누구나 입국 가능"
by방성훈 기자
2021.10.26 08:27:41
바이든, 새 외국인 여행 규정 등 담은 행정명령 서명
18세 이상 입국자에 WHO 승인한 백신 접종 의무화
18세 미만은 음성 확인서 제출…11월 8일부터 적용
논란의 中 시노백·시노팜 백신도 포함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면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새로운 여행 규정들을 자세하게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전 세계 여행의 안전한 재개 증진에 관한 포고’이라고 명명된 행정명령에는 다음달 8일부터 항공편으로 미국에 입국하려는 18세 이상의 모든 외국인은 WHO가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에만 입국이 허용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입국을 원하는 외국인들은 최소 2주 이상 전에 백신을 맞은 상태여야 하며, 비행기 탑승 전 코로나19 테스트 결과 음성을 받았다는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WHO가 승인한 7종의 백신을 맞은 경우에만 입국이 가능하며, 여기엔 수많은 논란에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그리고 중국의 시노백 및 시노팜 백신도 포함된다고 FT는 설명했다. 미 보건당국은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등 3종의 백신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18세 미만의 경우엔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 증명서만 제출하면 된다. 미국에서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12세 이상까지 접종이 승인돼 있지만 다른 국가들에선 아직 이들 연령대에 같은 백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예외적인 경우 백신 접종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우선 의료적인 문제로 백신을 맞지 못하거나 긴급한 인도주의적 사유가 있으면 입국이 허용된다.
아울러 백신 접종률이 10% 미만인 국가에서 비관광 목적으로 입국하는 경우라도 정부가 승인한 서류를 지참하면 된다. WHO 통계에 따라 약 50개국이 이에 해당하며 대부분이 아프리카 등 빈곤 국가다.
미 정부 관계자는 다만 이들 입국자에 대해선 “관광비자로는 입국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비행기 탑승 24시간 전에 받은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인이나 이민자들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더라도 입국할 수 있다.
이번 조처는 코로나19 발병률에 따라 위험 국가별로 입국을 허용하거나 제한해온 기존 방식을 철회하고, 전 국가를 대상으로 하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만든 규정에 따라, 국경 검문을 철폐한 솅겐조약 가입 유럽 26개국 및 영국, 아일랜드, 중국, 인도, 이란,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 33개국에 최근 2주 이내 머문 적이 있는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제한해 왔다.
사실상 유럽 국민들의 입국을 전면 금지시켰던 셈이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말부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와 영국 등을 방문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미 정부는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입국 기준을 대폭 완화했지만, 대신 항공사에 대해선 의무를 대폭 강화했다. 우선 미국에 도착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검사를 실시, 규정 위반이 적발될 경우 항공사에 벌금 부과 등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또 미국에 입국한 외국인들에게 일정 기간 격리 의무를 부과하지 않되, 추적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항공사가 승객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