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2000% 뛴 애플…"역대 첫 시총 1000兆도 노릴만"

by이정훈 기자
2015.02.11 08:03:19

바클레이즈, 애플 주가 25% 뛰어 150불까지 전망
모멘텀은 현금흐름..주주이익환원+쿡 주가부양의지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업체인 애플 주가가 120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미국 기업으로는 역대 처음으로 시가총액 7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애플의 풍부한 현금보유량이 앞으로 주가를 150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낙관적 관측이 줄을 잇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일대비 1.9% 상승한 122.02달러로 장을 마쳤다. 주가는 사상 최고였고, 이 덕에 시가총액도 7107억달러를 기록했다. 애플 시가총액은 세계 2위인 엑슨모빌의 3854억달러에 비해 거의 2배 수준이다.

애플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역시 실적이다. 지난 분기 애플은 7400만대에 이르는 아이폰을 팔았고 180억달러라는 순이익을 냈다. 둘 모두 사상 최대치였다. 특히 중국 사업은 70%라는 엄청난 성장성을 보여줬다.

브라이언 화이트 캔터 피츠제럴드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엄청난 아이폰 매출 사이클과 중국에서의 4세대(4G) 서비스 확대, 4월에 있을 애플 워치 출시 등 애플 주가를 밀어 올릴 만한 호재는 너무 많다”며 추가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아울러 애플 주가 추가 상승을 점치는 쪽은 애플이 보유한 사상 최대의 현금 보유를 이유로 들고 있다.

액면분할 감안한 애플의 10년간 주가 추이. 애플 주가는 10년간 2000% 치솟았다.




벤 레이츠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프리캐쉬플로우(잉여 현금흐름)가 대형 호재로 작용하면서 애플 주가는 150달러까지 밀어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 주가에서 25%나 더 뛴다는 얘기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8820억달러로, 9000억달러(약 983조원)에 근접할 것이라는 뜻이다.

실제 지난 분기에 애플의 주당 프리캐쉬플로우는 시장 전망치보다 40%나 높았다. 레이츠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현금은 통상적으로 기업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전제한 뒤 “기업은 이 돈으로 사업에 재투자할 수도 있고 배당이나 자사주 취득을 늘려 주주들에 대한 이익 환원도 늘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지난 실적 발표 과정에서 간과됐던 이 부분이 최근 대규모 자사주 취득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또 “지난 2013년 중반까지만 해도 애플이 가진 대규모 현금이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주도권은 `갤럭시 노트`로 패블릿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삼성전자(005930)가 가지고 있었고 애플은 오히려 비관적 전망이 강할 때였다. 그러나 이제는 애플이 대화면 스마트폰인 `아이폰6`로 사업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보유 현금의 영향력도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레이츠 애널리스트는 캐쉬플로우 수익률대비 시가총액은 12%로, 월마트나 존슨앤존슨,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비해 월씬 더 주가가 싸게 매겨져 있다며 “이는 거의 충격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루카 매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주가 부양 의지에도 기대를 걸었다.

그는 “쿡과 매스트리 모두 제품 뿐만 아니라 주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그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나은 스토리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