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의 행복을 드립니다"
by문정태 기자
2012.04.09 10:00:00
(이데일리 인터뷰)박정부 다이소아성산업 회장
평소 생활에서 관찰 아이디어 떠올리죠
싸고 질좋은 상품공급 제가 그리는 가치
젊은이여 고생돼도 여러일 부딪혀 보라
그런후 열정 바쳐라…최고가 될수 있다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09일자 18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문정태 기자] 국내 최대 균일가 생활용품숍 `다이소(회사명: 다이소아성산업)`를 경영하고 있는 박정부 회장을 만났다. 칠순이 가까워지는 나이에도 박 회장은 아직도 일에 대한 열정이 넘쳐났다. 그 열정은 일상에 대한 소소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그는 밥을 먹다가도, 해외 출장에서 스쳐 지나가는 여성을 보다가도 1000원의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상품을 구상한다.
 | ▲ 박정부 다이소아성산업 회장 |
|
다음은 박정부 회장이 들려준 일에 대한 열정과 사업관이다.
-일에 대한 에너지의 근원은 무엇입니까?
▲모든 아이디어는 생활 주변에서 나옵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도 ‘숟가락이 좋네’하는 생각을 하거나, ‘젓가락 받침이 디자인이 신선하네’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게 다 다이소에서 팔 수 있는 상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죠. 머리에 떠오른 아이디어는 곧바로 상품화하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만들고자 애를 쓰면 정답은 나오기 마련입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힘들어 하지는 않을까요(웃음).
▲ 그래서, 그는 직원을 뽑을 때에도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을 가려서 뽑습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학력이 좋고, 경력이 화려해 보여도 다이소의 가치와 목표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저의 인재관이지요.
즐기니까 하는 겁니다. 모든 건 관심에서 나와요. 면접을 볼 때 이 사람이 관심이 어디 있는 거냐를 파악합니다.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야 하는데, 아무리 스팩이 좋아도, 우리 사업에 맞지 않으면 안 뽑아요.
-전국 매장 750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어떤 경영 철학을 갖고 운영해 오셨나요.
▲ 제가 확고한 경영 철학으로 삼고 있는 것이 ‘이윤 추구를 위해서 사업을 하지는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남기려고 하는 사업이 아니라 일이 좋아서 하는 거죠. 이것이 바로 다이소의 성장 동력입니다. 모든 직원이 이런 자세로 지금까지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사소한 이익에 좌지우지 않고 똘똘 뭉쳐 일해 왔더니 지금같이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다이소가 `친서민 기업` 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신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렴하지만 질 좋은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야 말로 기업이 가져야 할 최선의 가치라는 게 제 신념입니다. 얼마 전에 모 방송국 소비자 프로그램에서 색조 기초를 거둬 갔습니다. 여러 유통업체들의 제품을 수거해 가서 성분을 분석했는데, 가격은 가장 싼 편인 우리 제품의 질이 중간 이상으로 나왔어요. 어쨋든, 방송에서는 청소년에게는 색조화장품을 팔지 않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우리는 즉각 이를 반영했습니다. 그러자, 그다음에 방송이 될 때에는 다이소만 빨리 반응을 해줬다고 보도해 주더군요.
-꿈가 열정이 원대하고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향후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가장 큰 소망이 ‘1000원의 행복과 가치’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다이소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신뢰를 얻으면서 소비자들의 1000원 제품에 대한 가치를 남다르게 생각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에서도 미국이나 일본에서처럼 실용소비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요즘 젊은 사람들은 너무 편한 걸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이고 해야 할 게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은 것 같습니다. 하긴, 그럴 법도 한 게 학교에서는 ‘공부’로만 1등인 사람들만 선호하니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가능성은 사방팔방으로 넓혀 놓아야 합니다. 한쪽으로 줄을 세우면 선택의 폭이 좁지만, 360도로 열어 두면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지요. 지금 당장은 고생이 되더라도 여러 일에 부딪혀 보는 패기, ‘내 일이다’ 싶을 때면 모든 것을 바쳐보는 ‘열정’이 있다면 어느 분야에서든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1992년 설립된 균일가 생활용품 유통 체인점으로 출발했다. 이후 2001년 일본 다이소산업과 합작을 통해 새롭게 탄생했다. 지난해 11월 전국 700호점을 돌파했으며, 조만간 750호점의 개점을 앞두고 있다.
2006년 1050억원이었던 매출은 2008년 2270억원, 2009년 3200억원, 2010년 4500억원에 이어 작년에는 6100억원을 돌파했다. 프로농구, 프로배구, 핸드볼 등 스포츠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의 손을 거친 수만 가지 상품을 대부분 기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해서 철저하게 시장을 연구하는 것은 기본. 개발에서 포장, 거래선의 창고 입고, 소비자 반응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력)1944년 生. 1973년 한양대 공업경영학과 졸업. 1973년 풍우실업 근무. 1988년 한일맨파워 창업. 1992년 아성산업 설립. 1997년 균일가 매장 1호점 개점. 2001년 일본 다이소산업과 합작. 2006년 다이소인터내셔날 설립. 한일맨파워 및 다이소아성산업, 다이소인터내셔날 대표이사 회장(現). 2009년 한국유통대상 국무총리 표창 수상. 2010년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유통학회 주최 유통명인상 수상
<대담: 김희석 생활산업부장, 정리: 문정태 기자, 사진: 권욱 기자>